지난 23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다섯번째 편인 <미션 임파서블 - 불량국가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공식 예고편과 포스터가 공개됐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5>는 작년말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2015년 기대작 중 하나였습니다. 


● 감독과 배우들


이번 영화는 <작전명 발키리>,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각본을 썼고, <잭 리처>는 연출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감독이라는군요. 

에단 헌트 역은 변함없이 톰 크루즈가 맡았습니다. 비밀조직인 IMF의 요원으로는 제러미 레너, 사이먼 페그가 다시 등장합니다. 알렉 볼드윈은 톰 크루즈의 직속상관으로 나오고, 레베카 퍼거슨은 톰 크루즈의 상대역을 꿰찼네요.

레베카 퍼거슨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자면, 1983년생 스웨덴 출신의 배우입니다. 2004년부터 연극과 단편영화를 오가며 연기를 해왔습니다. 2011년 <앙티브 행 편도 A One-Way Trip to Antibes>의 주연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합니다.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2013년 BBC 드라마 <화이트 퀸 The White Qeen>입니다. 이 드라마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죠.


● 줄거리와 예고편


간단하게 말하면, 에단 헌트와 IMF가 테러조직 ‘불량국가 Rogue Nation’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입니다.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는 영화답게, 속도감과 액션이 잘 버무려진 예고편을 선보입니다. 다만 티저가 전부가 아니길 바랄 뿐...

뜬금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예고편을 보면 톰 크루즈가 “마지막 임무가 될 수 있어”라고 말하는데요. 설마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끝내는 건 아니겠지 하는 괜한 노파심이 생기더군요.


● 입금되면 몸을 아끼지 않는 톰 아저씨


작년 11월, 실제 1,500m 상공에서 액션을 펼치는 톰 크루즈의 모습이 공개됐었는데요. 그 역시 [야후 무비]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액션 스턴트 중에서 가장 위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예고편 마지막에 선보였던 비행기 액션을 첫 손가락에 꼽았습니다. "비행기의 옆날개에서 나는 것은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비롯된 액션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뜨악한 상상력입니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 렌즈를 꼈고, 활주로에 착륙할 때는 이물질이 덮쳐서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죽을지도 모르는데, 입금만 되면 몸을 ‘막’ 던지는 톰 크루즈의 열정이 정말 대단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네요.



롯데시네마가 배급을 맡은 이 영화의 국내 개봉일은 7월 30일입니다. 



 예고편 및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1. 위로받고 싶다면

좋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정받지만 외로운 자와 성공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자, 노력하며 인내해 온 자 그리고 희망 없이 불만에 가득찬 자. 모두 미생인 캐릭터들입니다. 각자 완생을 꿈꾸지만 그 과정에서 생채기만 남게 되는 캐릭터들이죠.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상처를 쓰다듬어 줍니다. 영화는 추락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자, 날아오르기 위해 부러지듯이 날개짓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습니다.


2. 웃고 울어라


위트있는 대사들과 영화적 표현 그리고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예술계를 풍자하고 비꼬는 재미도 있고, 버드맨이 날아오를 때는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고뇌하고 분노하는 한 인간의 모습에서, 동정과 연민을 넘어 어느 새 ‘나’와 감정적으로 동일시 할 수 있을 겁니다. 개봉 전에 김치를 비하하는 표현이 논란이 됐었는데요. 크게 신경 쓸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3. 리듬에 맡기면 돼

우선 촬영이 리드미컬합니다. 롱테이크 원샷으로 찍은 듯이 유려하게 흘러갑니다. 엄격한 클래식 선율과 엇박을 타는 드럼의 선율이 영화 전체에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음악만 두고 보자면, 영화는 관객과 완벽한 밀당을 합니다. 속도감 있는 드럼과 느리게 다독여주는 클래식, 스테디 캠으로 찍은 롱테이크가 함께 하면서 환상적인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랩배틀처럼 연출된 리건(마이클 키튼)과 마이크(에드워드 노튼)의 길거리 대화 시퀀스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리듬감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입니다.


4. 환상인 듯, 환상 아닌 현실


현실과 현실적인 인물을 그려냈지만, 그 표현은 환상적으로 처리했습니다. 버드맨의 존재는 물론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한 연극무대조차 꿈꾸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스크린 너머를 상상케 하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의 백미입니다.


● 한 줄로 말하는 영화 : 지금 여기서 날아올라라. 춤추듯 그렇게.

● 내 마음대로 별점 : ★★★★☆



다큐멘터리 감독 앨버트 메이슬리스(Albert Maysles)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앨버트 메이슬리스(Albert Maysles)가 지난 3월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타계했습니다. 89세입니다. 올해까지도 연출과 촬영, 후반 작업을 하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했었는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의 영화적 업적을 살펴보는 글로써 추모하고자 합니다.



1. 다큐멘터리의 대주교(The Dean of Documentaries)


앨버트 메이슬리스의 별명은 '다큐멘터리의 대주교(The Dean of Documentaries)’였습니다. 그는 TV 방영용으로 만든 것까지 포함해서 총 44편의 다큐멘터리를 감독했습니다. 1955년 <러시아 정신의학 Psychiatry in Russia>을 시작으로 2014년 <아이리스 Iris>에 이르기까지 그가 제작, 감독, 촬영한 다큐멘터리는 그대로 영화 역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올해 <운송 중 In Transit>이라는 새로운 다큐멘터리의 후반 작업(post production) 중 영면에 들었습니다.

앨버트 메이슬리스가 다큐멘터리의 주교라고 불린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는 동생 데이비드 메이슬리스와 함께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를 고안해 내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다이렉트 시네마는 동시대에 유럽에서 나타난 '시네마 베리테(cinéma vérité)'와 더불어 하나의 사조를 형성했고, 오늘날에는 스타일을 나타내는 영화적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


오른쪽이 앨버트 메이슬리스(Albert Maysles), 왼쪽은 동생 데이비드 메이슬리스(David Maysles)

다이렉트 시네마는 ‘관찰'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감독의 인위적인 개입이 없이 사건, 인물, 상황 등을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이죠. 음악도 음향도 자막도 재연도 내레이션도 그 흔한 인터뷰도 없습니다. 당연히 내러티브도 거부합니다. 철저히 '관찰하는 카메라'를 통해, 연출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데올로기를 배격하고 오로지 현상을 전달하는데 집중합니다. 카메라에서 보여지는 현실을 판단하는 일은 전적으로 관객의 몫입니다.

이는 다이렉트 시네마가 가지는 강점이지만 한계가 되기도 합니다. 현실에 대한 개입이 없기 때문에, 촬영 중 폭력이나 범죄 등이 일어나도 그 상황에 직접적으로 뛰어들지 않는다는 것이죠. 따라서 다이렉트 시네마의 촬영, 감독 등은 윤리와 영화작업 사이에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기 쉽습니다. 

동시대에 발현한 ‘시네마 베리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 합니다. 감독은 카메라에 담는 모든 것들과 끝없이 소통하려고 하죠. 즉 감독은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이로써 사건, 인물, 상황 등이 가지는 진실에 다가가려는 겁니다. 다이렉트 시네마가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영화’라면, 시네마 베리테는 현실에서 ‘영화적 진실’을 찾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영화들은 이렉트 시네마나 시네마 베리테 같은 기법을 통해 극적인 전개, 리얼리티 극대화 등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3. 앨버트 메이슬리스와 다이렉트 시네마의 걸작


 다큐멘터리 <김미 셀터 Gimme Shelter>의 스틸컷


다이렉트 시네마라는 앨버트 메이슬리스의 영화적 업적을 대변함은 물론 영화사적으로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김미 셀터 Gimme Shelter>와 <세일즈 맨 Salesman>입니다.

<김미 셀터>는 1969년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의 공연투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죠. 롤링 스톤즈나 락 음악을 ‘빠는’ 수준의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영화는 69년 알타먼트 스피드웨이에서 있었던 롤링 스톤즈의 공연에 주목합니다. 그 공연에서 흑인 관객이 갱들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롤링 스톤즈 멤버들에게 보여줍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락 공연에서 벌어진 사건을 통해, 혼란과 난장에 빠진 1960년대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세일즈맨>은 실적이 저조한 방문판매원 폴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그들은 성경을 팔기 위해 사람들과 기싸움을 벌입니다. 성경조차 판매의 대상이 되는 자본주의 속성에 대해, 세일즈맨의 외로움과 실적에 쫓기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이러한 영화들을 만들면서, 앨버트 메이슬리스는 관찰하고 그대로 보여주기라는 다이렉트 시네마의 신념을 지켜갔습니다. 그리고 현실에 가장 가까이 닿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습니다. 비단 영화적 업적뿐 아니라 아흔을 앞둔 나이에도 영화 만들기에 열정을 쏟은 거장에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입니다.


사진출처 : IMDB



▲ <브로크백 마운틴>과 <색, 계>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안 감독


이안 감독이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후속으로 연출하는 영화와 주연배우 캐스팅 소식입니다. 작년 하반기쯤 이안 감독의 후속작에 대한 소식이 나오긴 했었는데요. 당시 유니버셜이 제작하는 3D 복싱 영화가 유력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비 문제로 복싱 영화는 뒤로 미뤘다고 합니다. 이안 감독은 대신 선택한 영화는 바로 이것입니다. 



1. 어떤 영화인가?


▲ <Billy Lynn's Long Halftime Walk> 책 표지


이안 감독이 연출할 영화는 <Billy Lynn's Long Halftime Walk>입니다. 벤 파운틴(Ben Fountain)의 동명소설이 원작입니다. 소설은 텍사스를 배경으로, 이라크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알 안사카르(Al-Ansakar)' 전투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빌리 린과 7명의 병사들은 이라크 전쟁영웅으로 귀환하게 됩니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마련한 '빅토리 투어(Victory tour)'를 다닙니다. 빅토리 투어는 전쟁의 정당성을 위해 정부가 기획한 일종의 이벤트입니다. 빌리 빈과 생존자 7명은 추수감사절에 벌어진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미식축구 경기에 게스트로 초대받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들이 겪은 이라크 전쟁의 실체가 밝혀지는 거죠.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따랐던 감독의 전작들을 염두했을 때, 이번 영화를 전쟁영화라는 장르로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쟁 신(scene)은 나오겠지만,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전쟁과 전쟁 이후에 인간이 겪는 삶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작품들에서 이안 감독은 인간에 대한 통찰, 관계에 대한 갈망, 탁월한 심리묘사, 미장센 등을 보여왔기에 이번 영화도 매우매우 기대되는 게 사실입니다. 아울러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사이몬 뷰포이가 각색을 맡았다고 하네요.



2. 주연배우들은?


▲ 파격적으로 캐스팅 된 무명신인 조 알윈(Joe Alwyn) 


지난 2월 중국 연예매체인 [시나연]은 이 영화의 주연에 무명의 배우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1991년 영국태생의 신인 조 알윈(Joe Alwyn)이 행운의 주인공입니다. 이안 감독은 주연배우 섭외를 위해 세계 여러나라의 배우들을 만나서 오디션을 치렀다고 합니다. 엄청난 경쟁의 결과, 주연인 빌리 린 역을 따낸 조 알윈은 영화매체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불행히도 이 배우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고 합니다. 알려진 사실은 주로 연극무대에서 활약하던 배우라는 것, 셰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 '맥베스' 등에서 연기를 했다는 것 뿐입니다. 정말 '생초짜'인거죠.


▲ <온 더 로드 On the Road>에서 주연으로 출연한 가렛 헤드룬드(Garrett Hedlund)


그리고 3월 6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 Variety]는 조 알윈과 함께 가렛 헤드룬드(Garrett Hedlund)가 공동 주연으로 합류하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86년 미국에서 태어난 이 배우는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온 더 로드 On the Road> 등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했었습니다. 특히 올해 개봉한 <언브로큰 Unbroken>에서 주연급인 '존 피츠제럴드' 역을 맡았었구요. 무엇보다 커스틴 던스트의 전 남친으로 보다 더 잘 알려져 있죠. 



3. 영화의 일정은?


올 4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주조연급 캐스팅과 스태프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 일정에 맞출 수 있겠네요. 촬영은 미국 아틀랜타에서 이뤄진다고 합니다. 



● 사진출처 : IMDB, 아마존닷컴



우리나라에 두편의 영화 밖에 소개되지 않은, 그렇게 낯설진 않지만 여전히 미지의 감독. 루마니아 영화의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크리스티안 문쥬(Cristian Mungju)입니다. 물론 소위 뉴웨이브를 이끈 루마니아 감독은 문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라자레스쿠씨의 죽음 Moartea Domnului Lazarescu>의 쿠리스티 푸이우, <그 때 거기 있었습니까? A Fost Sau N-A Fost?>의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그리고 <캘리포니아 드리밍 California Dreaming>을 남기고 요절한 크리스티안 네메스쿠까지. 2000년대 중후반 칸 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에서 발굴한 루마니아의 영화감독들입니다. 이들의 영화들은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초청받아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루마니아 영화, 루마니아 뉴웨이브 영화들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감독열전'이니만큼 크리스티안 문쥬를 소개하는데 집중하겠습니다. 



◈ 성장배경과 영화적 토양 



크리스티안 문쥬는 1968년 루마니아 이아시(Iasi)에서 태어났습니다. 이아시는 루마니아 북동쪽 몰도바 지역에 있는, 세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감독은 이곳의 이아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몇 년 간 교사와 저널리스트로 활동합니다. 그러던 중 부쿠레슈티 영화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서른의 나이에 접어든 1998년 졸업하게 됩니다. 크리스티안 문쥬가 영화 연출을 전공하려고 마음먹은 계기는 뚜렷이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성장한 환경과 교사, 저널리스트로 일했던 과거를 통해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습니다. 

우선 그가 태어난 이아시는 루마니아의 유서깊은 대학인 이온 쿠자 대학(Universitatea Alexandru loan Cuza)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화궁전,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성삼위성당 등이 밀집된 곳이기도 하죠. 교육문화의 도시로서 아시시는 어린 크리스티안 문쥬에게 문화와 예술 등에 쉽게 눈뜰 수 있는 환경이었을 겁니다. 또한 그의 영화에서 보이는 정치적 문법들은 친 누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감독의 누나인 앨리나 문쥬-피피디(Alina Mungiu-Pippidi)는 현재 부쿠레슈티 국립 정치행정학교에서 정치학 교수이자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탈냉전으로 인해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 후반에 앨리나 문쥬는 시민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루마니아 민주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누나의 경험은 갓 20대에 접어든 감독에게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티안 문쥬의 영화들에서 나타나는 리얼리즘적 경향, 정치적인 문법과 사회고발적 문제제기 등은 바로 이러한 토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 새로운 루마니아 영화의 중심에 서다 



1998년 졸업 이후 크리스티안 문쥬는 루마니아에서 촬영한 해외 영화들의 조감독으로 활동합니다. 그러던 중 2002년 <내겐 너무 멋진 서쪽나라 Occident>라는 장편영화로 본격적인 영화감독의 길에 들어섭니다. 그가 감독으로서 인정받는 계기는 그야말로 '느닷없는' 것이었습니다. 2007년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게 된거죠. 그런데 크리스티안 문쥬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이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영화 <내겐 너무 멋진 서쪽나라>는 이미 2002년 칸 영화제에 초청돼 많은 주목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는 카탈린 미투레스쿠 감독이 <트래픽 Traffic>으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을, 2005년에는 <라자레스쿠씨의 죽음>이 '주목할만한 시선' 그랑프리를, 2006년에는 <그 때 거기 있었습니까?>가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해왔던 것이죠. 칸 영화제는 이렇게 루마니아 영화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고, 젊은 감독들이 보여준 새로운 예술적 성과들을 평가해 왔던 것입니다. 그 결과의 하나로 2007년 크리스티안 문쥬는 황금종려상을, 네메스쿠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으로 '주목할만한 시선'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이죠. 

2007년 칸 영화제 이후, 영화 매체들에선 앞다퉈 루마니아 영화의 '뉴웨이브'라고 칭하면서 크리스티안 문쥬를 포함한 일련의 작가군에 뜨거운 관심을 보입니다. 특히 리얼리즘 경향의 문쥬 감독은 루마니아 뉴웨이브의 중심에 선 인물로 평가받기 시작합니다. 



◈ 우리가 사는 '오늘'에 대해 계속될 그의 질문들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입니다. 지난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튜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서 방한한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루마니아에서 영화제작이 어렵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광고를 안 찍으면 내가 원하는 영화를 만들 수 없고 '팔기 위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다행히 나는 이번 영화(4개월, 3주 그리고 2일)가 세계 60여개국에 판매돼 앞으로 8개월 간은 광고를 찍을 필요가 없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했었죠. 루마니아 영화산업은 시장의 규모도 작을 뿐 아니라, 그마저도 상업영화에 치중돼 있고 정부지원도 모자라기 때문에, 리얼리즘 영화를 지향하는 감독이 부딪혀야 하는 벽은 상당히 크고 높을 것입니다. 제작비가 없어 광고 찍어 번 돈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크리스티안 문쥬. 사서 고생하면서도 그가 영화를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이야기를 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영화에 대한 하나의 시각을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내게 영화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영화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해보는 건 중요하다. 

(중략) 

관객은 영리하고 스스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 

관객에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시각을 강요함으로써 회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영화의 목표란, 관객에게 스스로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질문을 길러낼 수 있게 돕는 일이 되어야 한다.


[클로즈업] 나에게 영화란 하나의 연속체다 중에서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해답을 찾아갈, 크리스티안 문쥬가 던지는 질문 같은 영화들을 기다려봅니다.



● 필모그래피(연출작)

1. 내겐 너무 멋진 서쪽나라 Occident(2002)

2. 로스트 앤 파운드 Lost and Found(2005) 중 단편 '터키 소녀 Turkey Girl'

3. 4개월, 3주 그리고 2일 4 Month, 3 Weeks and 2 Days(2007)

4. 황금시대 이야기 Tales from The Golden Age(2009)

5. 신의 소녀들 Beyond the Hills(2012)



● 수상경력

1. 2002년 <내겐 너무 멋진 서쪽나라>

- 제43회 데살로니카 국제영화제 관객상


2. 2009년 <4개월, 3주 그리고 2일>

- 제23회 고야상 유럽영화상

- 제42회 전미 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 제73회 뉴욕 비평가협회상 최우수 외국영화상

- 제18회 스톡홀름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 제20회 유럽영화상 유러피안 작품상, 감독상

- 제60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 제20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외국어영화상

- 제33회 LA 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3. 2012년 <신의 소녀들>

- 제65회 칸 영화제 각본상

- 제53회 데살로니카 국제영화제 마이클 카코야니스 상



사진출처 : IMDB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2013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한 제니퍼 로렌스


'대세'를 넘어 '대체불가 원톱'이 된 여배우. 최근 제니퍼 로렌스가 캐스팅 됐다는 영화 기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액션, 로맨스, 드라마, SF 등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헝거게임 : 모킹제이 part 2>,  데이비드 O. 러셀 감독과 함께 하는 <조이 Joy>까지 올해 개봉할 영화들도 줄줄이 대기 중인데요. 올해 초부터 영화 매체들은 제니퍼 로렌스가 캐스팅이 확정됐다며, 그녀가 출연할 영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 등 수식이 필요없는 감독들과 함께 한다고 하니, 감독과 배우의 좋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제니퍼 로렌스는 소처럼 일하겠지만, 관객인 우리는 그녀가 출연하는 영화를 매년 몇 편씩 만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캐스팅이 확정된 영화들을 모았습니다. 



1. 엑스맨 : 아포칼립스 X-Man : Apocalypse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스틸컷


지난 1월 23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자신의 SNS를 이용해 새로운 <엑스맨 : 아포칼립스> 캐스팅 소식을 알렸습니다.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10년 뒤를 다룬다고 합니다.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 2> 이후 시리즈에 복귀하게 됐고, 제니퍼 로렌스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부터 <엑스맨 : 아포칼립스>까지 엑스맨 시리즈만 총 세 편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제니퍼 로렌스(미스틱 역) 외에도 마이클 패스벤더(매그니토 역), 제임스 맥어보이(프로페서X 역), 니콜라스 홀트(비스트 역), 에반 피터스(퀵실버 역), 오스카 아이삭(아포칼립스 역) 등이 출연한다는군요. 영화는 2016년 5월 개봉예정이라고 합니다.



2. 더 다이브 The Dive


 영화의 원작인 [The Dive : A Story of Love and Obsession] 책표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입니다. '헝거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프랜시스 로렌스가 영화의 감독을 맡는다고 합니다. 제목 그대로 다이버로 활동하고 있는 피핀 페레라스의 [The Dive : A Story of Love and Obsession]를 원작으로 하는 실화입니다. 제니퍼 로렌스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오드리 역을 맡는데요. 오드리는 피핀 페레라스의 아내이자, 다이빙에 성공한 후 물 위로 올라오던 중 사망한 비운의 다이버입니다. 드라마인만큼 각본이 중요할텐데요. 각본을 맡은 작가는 <시티 오브 엔젤 City of Angel>을 썼던 데이너 스티븐슨이라고 합니다. 개봉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3. 패신저스 Passengers


SF 영화입니다. 우주 식민지로 향하는 우주선에서 수천명이 잠들어 있는데, 우주선의 슬립 유도 장치가 고장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홀로 깨어난 남자가 90년이란 시간을 보낼 상황에 처하자 여자 한 명을 깨운다는 줄거리인데요. 남자 주인공에는 크리스 프랫이, 여주인공에는 제니퍼 로렌스가 캐스팅을 확정했다고 합니다. 연출은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의 감독인 모튼 틸덤에게 제의했다고 하는데, 아직 결정된 건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최고의 흥행배우' 1위와 2위가 동시에 출연하는 영화라고 하니, 흥행은 따 놓은 당상인 건가요? 



4. 이것이 내가 하는 일 : 사랑과 전쟁에 관한 사진작가의 삶 

It's What I do : A photographer's Life of Love and War


 영화의 원작인 [It's What I do : A photographer's Life of Love and War] 책표지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입니다. 제니퍼 로렌스의 캐스팅을 제외하고는 제작시기나 그 외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게 없습니다. 영화는 여성 종군기자인 린지 아다리오의 동명 자서전을 원작으로 합니다. 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 리비아 내전 등을 취재했고, 뉴욕타임즈 특파원으로서 리비아 내전 당시에는 실제 납치되기도 했던 기자 역할을 제니퍼 로렌스가 맡았네요. 린지 아다리오 기자는 전쟁의 참상을 찍은 사진으로 2009년에 퓰리처 상을 받았었습니다. 



● 사진출처 :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 네이버 영화, 아마존닷컴

좋은 영화들이 각축을 벌였던 시상식이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에 열렸던 골든글로브, 미국감독조합상, 미국배우조합상 등에선 작품상과 감독상을 놓고 <보이후드 Boyhood>와 <버드맨 Birdman>이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었습니다. 때문에 가장 큰 관심은 누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을 것인가였죠. 결국 올해 아카데미는 <버드맨>이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등 중요한 상 4개를 가져갔으니까요. 주목을 받았던 <보이후드>는 파트리샤 아퀘트가 여우조연상만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은 기술 부문에서 4관왕을 수상했고, <위플래쉬 Whiplash>도 남우조연상과 편집상, 음향효과상 등 3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압도적으로 수상하는 영화 없이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준 시상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보이후드>와 리처드 링클레이터, <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웨스 앤더슨 등을 너무나도 '개무시'한 시상식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 작품상 - 버드맨

남우주연상 -  에디 래드메인(The Theory of Everything)

여우주연상 - 줄리안 무어(Stil Alice)

감독상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버드맨)

남우조연상 - J.K. 시몬스(위플래쉬)

여우조연상 - 파트리샤 아퀘트(보이후드)

각본상 - 니콜라스 지아코본(버드맨)

각색상 - 그래이엄 무어(이미테이션 게임)

 장편 애니메이션상 - 빅 히어로 6

 장편 다큐멘터리상 - CitizenFour

음악상 -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주제가상 - Glory(셀마)

 최우수외국어영화상 - 이다(Ida)

 촬영상 - 엠마누엘 루베츠키(버드맨)

 편집상 - 톰 크로스(위플래쉬)

 음향상 - 토마스 컬리, 빌 위킨스, 크레이그 만(위플래쉬)

 음향편집상 - 앨런 로버트 머레이, 밥 아스맨(아메리칸 스나이퍼)

 시각효과상 - 폴 프랭클린, 앤드류 로클리, 이안 헌터, 스캇 피셔(인터스텔라)

 미술상 - 아담 스톡하우젠, 안나 핀녹(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분장상 - 프랜시스 해논, 마크 쿠리에(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의상상 - 밀레나 카노네로(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사진출처 : 버라이어티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


드디어 <캐리비안의 해적 5 Pirates of the Caribbean 5>가 호주 퀸즈랜드에서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4 : 낯선 조류>가 2011년 개봉했었으니까, 4년여만에 후속편이 본격적으로 제작되는 것입니다. 영화의 제작 소식은 작년 9월 데일리메일 호주판에서 먼저 알렸었는데요. 당시 디즈니 측에선 보도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버라이어티] 또한 이러한 보도를 낸 것으로 보아 제작 중인 건 확실해보입니다([Variety] 'Pirates of the Caribbean 5' Begins Production in Australia). 영화는 호주 퀸즈랜드와 골드코스트의 빌리지 로드쇼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제작사인 디즈니의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캐리비안의 해적 5>도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각본도 수정됐었구요. 어쨌든 논란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갔다니 다행입니다만, 개봉일이 2017년 7월 경이라고 하니 아직 2년 반을 더 기다려야 하게 됐습니다.

이번 영화는 '죽은 자는 말이 없다(Dead Men Tell No Tales)'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아직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어서 설명을 드릴 수가 없네요. 하지만 영원한 캡틴 잭 스패로우인 조니 뎁, 바르보사 역의 제프리 러쉬가 계속 출연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캐스팅은 하비에르 바르뎀입니다. 믿고 보는 배우라 굳이 주절거리지 않겠습니다. 영화에서 그는 잭 스패로우를 괴롭히는 악랄한 악당, 캡틴 살라자르 역할을 맡는다고 합니다. 애초 이 배역에는 크리스토프 왈츠가 물망에 올랐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확정된 건 아니지만 올랜도 블룸이 윌 터너 역으로 다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군요.

전편에 이어 제작은 제리 브룩하이머가, 감독은 에스펜 잔드베르크와 요아킴 뢰닝이 공동으로, 각본은 제프 나단슨이 맡았습니다. 에스펜 잔드베르크와 요아킴 뢰닝은 <콘 티키 Kon-Tiki>라는 영화를 공동으로 연출한 바 있습니다. 덴마크와 미국을 오가며 영화를 찍는 감독들이구요. <콘 티키>는 2013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오른 영화라고 합니다. 제프 나단슨은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터미널 Terminal> 등을 썼고, 액션 블록버스터보단 드라마에 더 재능을 보인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박스 매각협상을 둘러싸고 양대 주주들의 기싸움이 점입가경입니다. 지난번 '메가박스, 중국 자본에 매각?'이란 제목으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상황은 1대 주주(50% 소유)인 한국멀티플렉스투자펀드(KMIC - 맥쿼리 펀드가 연기금 등으로부터 투자자금을 모아 설립한 투자펀드)가 중국의 오리엔트스타캐피털(Orient Star Capital)과 지분매각계약을 채결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따라서 2대 주주(46.31% 소유)인 제이콘텐트리(JContentree)가 KMIC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었죠. 지분 우선매수권은 KMIC가 오리엔트스타캐피털  매각계약을 체결한 후 한달 안에 행사돼야 합니다.

그런데 제이콘텐트리는 결정을 미룹니다. KMIC와 오리엔트스타캐피털 간의 지분매각 계약에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제기한거죠. 첫째, 우선협상대상자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의 자금력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분인수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의구심입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지니고 있는 자금이 부족해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펼치고 있습니다. 둘째, 우선매수권 행사 시점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분매각계약 상으로는 2월 13일까지 우선매수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멸되고, 오리엔트스타캐피털에 지분이 넘어가게 됩니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분매각계약 시 KMIC 측과 합의해서 정해진 기한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선매수권의 행사 시점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KMIC 측의 반발도 거셉니다. 이미 자금증빙을 통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오리엔트증권의 손자회사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인수자금에 대한 투자확약서를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제공했기 때문에, 자금력과 함께 인수주체의 실체도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제이콘텐트리는 지난 13일 공시(disclosure)를 통해, "맥커리펀드가 주식양도통보 요건 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맥쿼리 펀드는 매각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주주간 협약에 따르면 관할법원은 홍콩법원으로 명시돼 있다고 합니다.

어려운 말들을 많이 풀어놨는데요. 제이콘텐트리가 이렇게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메가박스를 인수하고 싶은데,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판돈을 너무 높게 걸었기 때문입니다.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은 메가박스의 경영권과 지분 100% 인수하는데에 5,150억원을 제시했는데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면 이 가격 이상을 제시해야 하는데 자금력이 부족한 제이콘텐트리로서는 난감한 상황인 것입니다. 제이콘텐트리의 반대가 자금확보를 위한 시간벌기라는 지적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가 론스타처럼 먹고 튀는 투기자본인지,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법정으로 가게 될 경우, ① 중재결정까지 1~2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② 그 사이 매각협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③ 메가박스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판다면 제값으로 팔아야 하는데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면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제시한 5천억원보다 더 낮은 헐값에 팔릴 수 있기 때문이죠. 

메가박스의 매각을 둘러싼 밀당은, 보다 많은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맥쿼리펀드와 욕심은 나는데 능력이 안 되는 제이콘텐트리의 진흙탕 싸움입니다. 여기에 여전히 그 실체가 의문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까지 뒤섞여서 말이죠. 이제 법정으로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사진 및 CI 출처 : 메가박스 공식 페이스북, 제이콘텐트리 공식 홈페이지

지난 5일(현지시간) 열렸던 제65회 베를린 영화제가 14일 장단편 경쟁부문의 시상식을 가졌습니다. 작년에는 신인에 가까운 디아오 이난(중국) 감독의 <백일염화>가 느와르, 스릴러 장르로는 드물게 황금곰상을 받았었습니다. <백일염화> 외에도 남녀 주연상을 모두 아시아 영화배우들이 가져갔었죠. 그 연장선에서 이번 영화제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영화의 변방에서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해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장편과 단편할 것 없이 중남미, 동유럽, 아시아 영화와 감독들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주요부문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 자파르 파나히 감독을 대신해 황금곰상을 수상한 감독의 여조카 한나 사에이디

먼저 황금곰상에는 이란 감독인 자파르 파나히의 <택시 Taxi>가 수상했습니다. 자파르 파나히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조감독 출신입니다. 영화미학적인 측면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죠. 그러나 그가 주목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란 사회에 대한 비판입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리얼리즘을 환상적 또는 동화적으로 풀어나간다면, 자파르 파나히는 리얼리즘을 통해 사회참여와 비판의식을 일깨우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황금곰상을 수상한 <택시> 또한 감독의 이러한 영화철학에 충실한 영화라고 합니다. 자파르 파나히는 2010년에 이란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면서 현재 출국금지, 20년간 영화제작 금지 상태에 있는데요.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이 직접 택시를 몰면서 테헤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을 폰 카메라로 찍었다는군요. 심사위원장인 데런 아르노브스키는 자파르 파나히가 보여준 영화에 대한 열정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예술혼을 잃어버리지도, 좌절과 분노에 빠지지도 않고 영화에 보내는 러브레터를 만들었다." 심사위원장의 말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번 황금곰상의 의미는 '갇혀 있지만 여전히 자유로운 예술적 영혼'인 자파르 파나히에 대한 지지와 헌사에 더 큰 방점이 있는 건 아닌가 합니다.

 <더 클럽>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파블로 라라인 감독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파블로 라라인(칠레) 감독의 <더 클럽 El Club>이 받았습니다. 아동성추행으로 성직을 박탈당한 신부와 신부들의 모임을 통해 성직자와 카톨릭 교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영화라고 합니다. 파블로 라라인은 칠레는 물론 남미영화감독으로는 꽤 알려진 감독입니다. 2013년 <노 No>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그 때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 Amour>에 밀려 수상하지 못했지만요.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습니다. 2009년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토니 마네로 Tony Manero>라는 영화로 말이죠. 그리고 최근 소식에 따르면, 알 파치노가 주연한 <스카페이스 Scarface> 리메이크 영화의 감독으로 확정됐다고 하는군요.

 <익스카눌>로 알프레드 바우어 상을 수상한 하이로 부스타만테 감독

혁신적인 촬영기법을 선보인 영화에게 주어지는 상인 알프레드 바우어 상은, 과테말라 하이로 부스타만테 감독의 <익스카눌 Ixcanul Volcano>이 수상했습니다. 과테말라 화산지대를 배경으로 하는 재난영화라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상은 동유럽 감독들이 공동수상했는데요. 폴란드의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와 루마니아의 라두 주데 감독이 그들입니다.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 감독은 <인 더 네임 오브 In the Name of>나 <엘르 Elle>로 국내에서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 더 네임 오브 In the Name of>라는 영화를 봤었는데요. 동성애자인 카톨릭 신부의 성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다뤘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의 영화들은 성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그 유명한 <안티크라이스트 Antichrist>를 공동제작하기도 했었더군요.

 <호산나>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나영길 감독

마지막으로는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한국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입니다. 2013년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칸 영화제에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또 다시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1년 박찬욱, 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 이후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두번째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받게 됐습니다. 영화는 아프거나 다친 마을 사람들을 치유하고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소년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호산나(구원하소서)라는 제목에서 보듯 인간의 구원, 삶과 죽음에 대한 영화입니다. 


●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전 부문 수상내역

65_Berlinale_Awards.pdf

● 사진 및 자료출처 : 베를린 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 이 영화를 한줄로 말하면?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을 채찍질하는 하드보일드 서스펜스 '드럼'.

● 내 마음대로 별점 ★★★★

● 이 영화를 한줄로 말하면? 양심과 윤리와 진실도 함께 침몰해버린 그 날.

● 내 마음대로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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