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에서 공룡을 부활시켜 공원으로 만들고자 했던 존 해몬드 회장을 기억하실겁니다. 그 역을 맡았던 리차드 아텐보로(Richard Attenborough) 감독이 오늘 타계했습니다. 90세입니다. 17세에 영국왕립연극학교(Royal Academy of Dramatic Art)에 입학해서, 19세의 나이에 웨스트 엔드에서 뮤지컬 배우 및 영화배우로 데뷔했습니다. 타계할 때까지 거의 70년 가까이 영화와 방송, 연극 등 다방면에서 일했습니다. 감독, 배우, 극단 대표, 제작자, 극예술학교장 등을 맡았고 영국 민영방송국인 [Channal 4]를 설립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1976년에는 기사작위를 받았고, 93년에는 종신남작(Life Peer) 지위에까지 오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감독을 기억하는 건 그의 영화인 <간디 Gandhi>를 통해서일 것입니다. 100% 싱크로율 뿐 아니라 대단한 연기 또한 보여줬던 벤 킹슬리가 주연한 바로 그 <간디>입니다. 감독은 이 영화로 1983년 영국 아카데미와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골든글로브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벤 킹슬리 역시 이 작품으로 양국의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습니다. 이후에도 많은 영화를 만들었지만 <간디>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1992년에 발표된 <채플린 Chaplin>이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습니다. 감독으로서는 꽤 공을 들였지만, 작품성 측면에서 채플린에 바치는 개인적인 헌사에 그침으로써 실망을 안겨준 영화였습니다. <쥬라기 공원>, <34번가의 기적 Miracle on 34th Street> 등 다수의 영화에 배우로서 출연했던 그는, 2007년 영화 <클로징 더 링 Closing the Ring>의 감독을 끝으로 영화를 찍지 못했습니다.


그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가족을 존중하며 그들은 나의 기쁨이지만, 나는 내 일에 열정적인 사람"이라며, "지금 이렇게 말하는 나는 죄인"이라고 고백한 적이 있었습니다. (Richard Attenborough in his own words) 언제나 영화와 연기에 헌신했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사진 및 자료 출처 :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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