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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열렸던 제65회 베를린 영화제가 14일 장단편 경쟁부문의 시상식을 가졌습니다. 작년에는 신인에 가까운 디아오 이난(중국) 감독의 <백일염화>가 느와르, 스릴러 장르로는 드물게 황금곰상을 받았었습니다. <백일염화> 외에도 남녀 주연상을 모두 아시아 영화배우들이 가져갔었죠. 그 연장선에서 이번 영화제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영화의 변방에서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해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장편과 단편할 것 없이 중남미, 동유럽, 아시아 영화와 감독들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주요부문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 자파르 파나히 감독을 대신해 황금곰상을 수상한 감독의 여조카 한나 사에이디
먼저 황금곰상에는 이란 감독인 자파르 파나히의 <택시 Taxi>가 수상했습니다. 자파르 파나히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조감독 출신입니다. 영화미학적인 측면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죠. 그러나 그가 주목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란 사회에 대한 비판입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리얼리즘을 환상적 또는 동화적으로 풀어나간다면, 자파르 파나히는 리얼리즘을 통해 사회참여와 비판의식을 일깨우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황금곰상을 수상한 <택시> 또한 감독의 이러한 영화철학에 충실한 영화라고 합니다. 자파르 파나히는 2010년에 이란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면서 현재 출국금지, 20년간 영화제작 금지 상태에 있는데요.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이 직접 택시를 몰면서 테헤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을 폰 카메라로 찍었다는군요. 심사위원장인 데런 아르노브스키는 자파르 파나히가 보여준 영화에 대한 열정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예술혼을 잃어버리지도, 좌절과 분노에 빠지지도 않고 영화에 보내는 러브레터를 만들었다." 심사위원장의 말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번 황금곰상의 의미는 '갇혀 있지만 여전히 자유로운 예술적 영혼'인 자파르 파나히에 대한 지지와 헌사에 더 큰 방점이 있는 건 아닌가 합니다.
▲ <더 클럽>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파블로 라라인 감독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파블로 라라인(칠레) 감독의 <더 클럽 El Club>이 받았습니다. 아동성추행으로 성직을 박탈당한 신부와 신부들의 모임을 통해 성직자와 카톨릭 교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영화라고 합니다. 파블로 라라인은 칠레는 물론 남미영화감독으로는 꽤 알려진 감독입니다. 2013년 <노 No>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그 때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 Amour>에 밀려 수상하지 못했지만요.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습니다. 2009년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토니 마네로 Tony Manero>라는 영화로 말이죠. 그리고 최근 소식에 따르면, 알 파치노가 주연한 <스카페이스 Scarface> 리메이크 영화의 감독으로 확정됐다고 하는군요.
▲ <익스카눌>로 알프레드 바우어 상을 수상한 하이로 부스타만테 감독
혁신적인 촬영기법을 선보인 영화에게 주어지는 상인 알프레드 바우어 상은, 과테말라 하이로 부스타만테 감독의 <익스카눌 Ixcanul Volcano>이 수상했습니다. 과테말라 화산지대를 배경으로 하는 재난영화라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상은 동유럽 감독들이 공동수상했는데요. 폴란드의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와 루마니아의 라두 주데 감독이 그들입니다.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 감독은 <인 더 네임 오브 In the Name of>나 <엘르 Elle>로 국내에서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 더 네임 오브 In the Name of>라는 영화를 봤었는데요. 동성애자인 카톨릭 신부의 성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다뤘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의 영화들은 성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데요.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그 유명한 <안티크라이스트 Antichrist>를 공동제작하기도 했었더군요.
▲ <호산나>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나영길 감독
마지막으로는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한국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입니다. 2013년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칸 영화제에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또 다시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1년 박찬욱, 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 이후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두번째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받게 됐습니다. 영화는 아프거나 다친 마을 사람들을 치유하고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소년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호산나(구원하소서)라는 제목에서 보듯 인간의 구원, 삶과 죽음에 대한 영화입니다.
●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전 부문 수상내역
● 사진 및 자료출처 : 베를린 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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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선댄스 영화제 폐막식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유타주 피닉스파크에서 열렸습니다. 수상작들의 면면을 봤을 때, 전반적으로 작년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무난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들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총기 사건과 인종차별, 멕시코 마약, 테러, 환경운동, 특히 성폭력과 관련한 여성인권 등 다양한 정치사회적 문제들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영화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 <Me and Earl & Dying Girl> 스틸컷
이번 영화제에서는 알폰소 고메즈-레존 감독의 <Me and Earl & Dying Girl>이 미국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았습니다. 백혈병으로 죽음을 앞둔 주인공 그레그와 친구 얼이 함께 자신들의 영화를 찍는다는 내용입니다. 지난해의 <위플래시 Whiplash>처럼 미국 드라마 부문의 주요상을 받았네요.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의 <The Wolfpack>은 한 아파트에서 오직 홈스쿨링만으로 길러진 7명의 뉴욕 젊은이들에 대한 다큐라고 합니다. 한 곳에서 타인과의 교류없이 자란 사람들이 실제 존재한다는게 믿기지 않는데요.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성격을 지닌 사람이 되었는지 그 과정이 무척 궁금한 영화입니다.
▲ <Slow West> 스틸컷
월드 드라마 부문의 심사위원대상은 <Slow West>가 받았습니다. 마이클 패스밴더가 출연하는 영화입니다.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제이가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겪는 에피소드에 대한 영화라고 합니다. 월드 다큐멘터리에서 대상을 수상한 영화는 <The Russian Woodpecker>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예술가인 페도르 알렉산드로비치가 어렸을 적에 겪은 체르노빌 사건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혁명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관계 등을 개인의 삶을 통해 추적한 영화입니다. 작년 한 해 세계의 우려를 낳았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 두 나라의 관계를 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선댄스 영화제는 특히 수상 부문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장편영화 부문의 수상작과 수상자를 소개합니다.
● 미국 드라마
1. 심사위원대상 - <Me and Earl & Dying Girl>
2. 관객상 - <Me and Earl & Dying Girl>
3. 감독상 - Robert Eggers, <The Witch>
4. 각본상 - Tim Talbott, <The Stanford Prison Experiment>
5. 촬영상 - Brandon Trost, <The Diary of a Teenage Girl>
6. 편집상 - Lee Haughen, <Dope>
7. 심사위원특별상 - Jacqueline Kim and Jennifer Phang, <Advantageous>
● 미국 다큐멘터리
1. 심사위원대상 - <The Wolfpack>
2. 관객상 - <Meru>
3. 감독상 - Matthew Heineman, <Cartel Land>
4. 촬영상 - Matthew Heineman and Matt Porwoll, <Cartel Land>
5. 심사위원특별상(Social Impact) - <3 1/2 Minutes>
6. 심사위원특별상(Verite Filmmaking) - <Western>
7. 심사위원특별상(Breakout First Feature) <(T)error>
● 월드 드라마
1. 심사위원대상 - <Slow West>
2. 관객상 - <Umrika>
3. 감독상 - Alante Kavaite, <The Summer of Sangaile>
4. 촬영상 - Germain McMicking, <Partisan>
5. 심사위원특별상 연기상 - Jack Reynor, <Glassland> / Regina Case and Camila Mardila, <The Second Mother>
● 월드 다큐멘터리
1. 심사위원대상 - <The Russian Woodpecker>
2. 관객상 - <Dark Horse>
3. 감독상 - Kim Longinotto, <Dreamcatcher>
4. 심사위원특별상(Unparalleled Access) - <The Chinese Mayor>
5. 심사위원특별상(Impact)- <Pervert Park>
6. 편집상 - Jim Scott, <How to Change the World>
많긴 많네요. 그리고 이번 폐막식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 생중계 됐었습니다. 선댄스 영화제 공식 유뷰브 채널에 있는 영상을 공유합니다.
● 선댄스 영화제 폐막식 전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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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들이 지난 19일 최종발표됐습니다. 총 23편 중 단 한편만 다큐멘터리이고 모두 장편 극영화입니다. 이 중에서 19편이 황금곰상 등을 두고 경쟁합니다. 출품작의 리스트는 아래 첨부한 파일을 보시면 됩니다.
출품된 영화들의 국적이 다양합니다. 베를린 영화제가 꾸준히 동유럽 영화들을 소개하는 창구역할을 했듯이 이번에도 알바니아, 불가리아, 체코, 코소보 등 동유럽 영화들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무엇보다 그 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칠레, 과테말라 같은 중남미 영화들도 선정됐다는 점에 주목할만 합니다.
경쟁작들에는 새로운 감독들의 영화도 있지만, 낯익은 감독들의 신작들도 많습니다. 빔 벤더스, 자파르 파나히, 올리버 히르비겔, 안드레아 드레센, 이자벨 코이셋, 70세를 넘긴 피터 그리너웨이와 테렌스 멜릭의 작품까지. 개인적으로는 빔 벤더스와 자파르 파나히, 테렌스 멜릭의 영화가 기대됩니다.
빔 벤더스의 출품작 <Every Thing Will Be Fine>은 샤를 갱스부르, 제임스 프랑코, 레이첼 맥아담스 등이 출연하는 영화라고 하는데요. 대충 줄거리를 보니,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겪는 12년 간의 비극이라고 합니다. 경쟁부문 선정과 더불어 빔 벤더스는 이번 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평생공로상)을 받게 됩니다. 헌정기념으로 <파리, 텍사스 Paris, Texas>, <베를린 천사의 시 Wings of Desire>, 최근작인 다큐멘터리 <세상의 소금 The Solt of Earth> 등 10편이 상영된다고 하는군요.
●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49_PressRelease_Competition_19_1_2015.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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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댄스 영화제가 지난 1월 22일, 미국 유타주 시티파크에서 개막했습니다. 2월 1일(미국 현지시간)까지 열립니다. 장편 경쟁부문에 선정된 작품들은 총 56편입니다. '미국 드라마 경쟁' 16편, '미국 다큐멘터리 경쟁' 16편, '월드 드라마 경쟁' 12편, '월드 다큐멘터리 경쟁' 12편 등입니다.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작품들에 대해서는 지난번 글을 통해 프리뷰했습니다(제31회 선댄스 영화제 최종 라인업).
이번 영화제에 선보일 영화들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어간 작품들이 많다는 해외매체의 평가입니다. 주로 종교, 인종차별, 성매매 또는 성폭행 등 논란을 불러일으킬 주제들말이죠. 이런 주제들을 다루면서 질문을 던지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또 새로운 정책으로의 변화를 외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Intense' Sundance 2015 delves into religion, rape and racism).
영화제의 정치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선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댄스 영화제가 출범 때부터 지향했던 '독립'영화의 정신을 여전히 지켜가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박수 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본과 권력, 흥행으로부터 '독립'한 영화들이 다룰 수 없는 금기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기술적인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가상현실을 활용한 영화들이 13편이나 상영된다는 사실입니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라는 장치를 통해서 구현하는 영화들은 '뉴프론티어' 부문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9년 동안 뉴프론티어 부문의 시니어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샤리 프릴롯은 "대단히 중요하고 깊이 있게 영화제작 환경의 변화를 이끌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고 인터뷰를 했군요(VR Films Are Going to Be All Over Sundanc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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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22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리는 제31회 선댄스 영화제의 라인업이 모두 공개됐습니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수는 장편 4,105편, 단편 8,061편 등 총 12,166편입니다. 미국 영화 2,016편이 출품됐고,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도 2,089편이 출품됐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118편의 장편 영화만이 선댄스 영화제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 독립영화의 인큐베이터답게 45명의 신인감독들의 영화들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영화제의 장편 경쟁부문은 '미국 드라마(US Dramatic)', '미국 다큐멘터리(US Documentary)', '월드 드라마(World Dramatic)', '월드 다큐멘터리(World Documentary)'로 나뉩니다. 아래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영화제에서 소개한 글과 사진만으로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 미국 드라마 부문 본선 경쟁작 <더 나은 선택 Advantageous(Director. Jennifer Phang)>의 스틸컷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내용만으로 보자면, 저는 <더 나은 선택 Advantageous>을 가장 보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행복을 조절하는 기술이 상용화 된 가까운 미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성실한 싱글맘으로 살던 주인공이 일자리를 잃어버리면서 겪는 일들이 주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요즘 개인적으로 자주 하게 돼서 더 보고 싶은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잭 블랙 주연의 '<D-트래인 The D Train>', 크리스틴 위그 주연의 '<The Diary of a Teenage Girl>', 가이 피어스 주연의 '<Results>', 치웨텔 에지오포와 크리스 파인 주연의 '<Z for Zachariah>'등이 경쟁을 펼칩니다.
▲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본선 경쟁작 <Cartel Land(Director. Matthew Heineman)>의 스틸컷
미국 다큐 부문에선 <카르텔 랜드 Cartel Land>가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데요.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마약 전쟁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멕시코 마약조직들의 집단살인은 올해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국제뉴스에서 많이 나왔었습니다. 조직범죄가 만행하는 지역에서 인간은 삶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영화제 측에선 이 영화에 대해 국가와 주정부가 나와 내 가족을 지켜주지 못할 때, 나는 어떤 수단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그 대답을 들려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래의 멸종을 통해서 인간의 역할을 고민하는 <Racing Extinction>이나, FBI 요원의 일상과 대테러작전을 뒤쫓으며 감시국가로서 미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T)ERROR>도 좋은 소재를 가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 월드 드라마 부문 본선 경쟁작 <Homesick(Director. Anne Sewitsky)>의 스틸컷
월드 드라마 부문에선 낯익은 배우들이 찍은 영화가 있습니다. 유괴 아동의 어머니 역할을 맡은 니콜 키드먼의 <Stragerland>, 미스터리한 여행자 역할을 맡은 마이클 파스밴더의 <Slow West>. 두 편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관심이 가지만, 영화제의 소개글로만 보자면 저는 <Homesick>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여주인공이 병과 알콜중독에 빠진 부모를 떠나, 한번도 본 적 없는 배다른 오빠를 오슬로에서부터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둘이 서로 성적 매력에 빠져들면서 파멸로 이른다는 내용인데요. 막장입니다. 치정과 격정 멜로를 좋아하는 저의 드라마 취향에 딱 맞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감독이 안네 세비스키(Anne Sewitsky)라서입니다. 감독의 예전 영화인 <오 마이 갓 Oh, My God!>에서 성(sexuality)을 다루는 능숙하고도 익살스런 솜씨 때문에 잊어버리지 않고 있었던 이름입니다. 6년여가 지났기 때문에 지금은 좀 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질 않을까하는 기대가 크기도 하구요.
▲ 월드 다큐멘터리 부문 본선 경쟁작 <The Amina Profile(Director. Sophie Deraspe)>의 스틸컷
월드 다큐멘터리에서는 <The Amina Profile>이 가장 눈길을 끕니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유명 블로거 '아미나(Amina)'의 정체를 찾아가는 다큐입니다. 그녀는 [A Gay Girl in Damascus]라는 블로그에서 중동 정치와 종교,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거리낌 없는 포스팅을 올리며 많은 응원을 받던 블로거입니다. 그런데 시리아 사태가 벌어진 2011년 아미나가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그녀가 납치당한 건 사실일까요? 이 사건을 아는 사람도 이 다큐가 진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기대케 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 실화의 스포일러를 알고 있습니다. 또한 월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말론 브란도의 비공개 생전 모습들이 담긴 <Listen to Me Marlon>, 그린피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How To Change The World>, 아프리카 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스마에 셈베네(Ousmane Sembene) 감독에 대한 헌사인 <Sembene!> 등 다양한 다큐들이 본선에 올랐습니다.
▲ 비공식 경쟁 부문인 'Premiere' 진출작 <서울 서칭 Seoul Searching(Director. Benson Lee)>의 스틸컷
한편 비공식 경쟁부문에 한국과 관련한 극영화가 포함됐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벤슨 리(Benson Lee) 감독이 만든 <서울 서칭 Seoul Searching>이 프리미어 부문에 올랐습니다. 벤슨 리 감독은 이미 1998년 <미스 먼데이 Miss Monday>로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선 보일 <서울 서칭>은 1986년을 배경으로, 세계 각지에서 흩어져 살던 한인 청소년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여름 캠프에 참석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제 전 부문에 오른 모든 영화들을 소개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최종 라인업은 다음 링크를 가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참고 : 선댄스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라인업 발표 (0) | 2015.0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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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고희를 맞은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지난 9월 6일 폐막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자, 예술로서 영화가 지니는 위치를 확고히 만들어왔던 자신만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화제입니다. 개막에 앞서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이번 영화제를 "깜짝 놀랄만한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었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작년 베니스영화제가 보여줬던 '우리 시대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이 여전히 지배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틸컷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과거의 유령이 떠도는 도시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다루지만, 영화의 문제의식은 자본주의(돈)에 억눌린 인간의 잠재적인 불안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일부 국내 뉴스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코미디라고 아예 장르를 박아놓고 기사를 썼던데, 과연 이걸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한편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에비에이터>를 비롯한 3편의 영화로 세번의 오스카상을 거머쥔 영화 편집자 텔마 스쿤메이커와 39편의 다큐멘터리와 2편의 장편 극영화를 만들며 다이렉트 시네마의 미학을 실천해온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프레더릭 와이즈먼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 또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영화음악 작곡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게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자리를 맡겼습니다. (출처: 씨네21) 베니스영화제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트> 스틸컷
공식경쟁부문인 '베네치아 71'에 출품됐던 영화들 중 파티 아킨의 <더 컷>, 아벨 페라라 감독의 <파솔리니>, 개막작이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버드 맨>,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트>, 쓰카모토 신야의 <노비>, 왕 샤오슈아이의 <레드 앰니지어> 등도 호평과 함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중에서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영화는 은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이 '베니스 데이즈'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베니스데이즈'는 이탈리아 영화감독협회와 제작가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행사입니다.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작년은 <뫼비우스> 그리고 올해는 <일대일>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받아 상까지 받았습니다. 이쯤되면 '베니스의 남자'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주요부문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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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부문 |
수상작 |
감독 / 배우(국적) |
경쟁부문 |
황금사자상 |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
로이 앤더슨(Roy Andersson, 스웨덴) |
은사자상 |
The Postman's White Nights |
안드레이 콘잘로프스키(Andrei Konchalovsky, 러시아) | |
심사위원대상 |
The Look of Silents |
조슈아 오펜하이머(Joshua Oppenheimer, 미국) | |
여우주연상 |
굶주린 마음(Hungry Hearts) |
알바 로르와처(Alba Rohrwacher 미국) | |
남우주연상 |
굶주린 마음(Hungry Hearts) |
아담 드라이버(Adam Driver, 미국) | |
심사위원특별상 |
시바스(Sivas) |
칸 무제시(Kaan Mujdeci, 독일) | |
각본상 |
테헤란의 낮과 밤(Ghesse Ha) |
릭샨 바니 에테마드(Rakhshan Bani Etemad, 이란) | |
오리종티 부문 |
미래의 사자상 |
코트(Court) |
차이타이나 탐하네(Chaitanya Tamhane, 인도) |
오리종티 상 |
코트(Court) |
차이타이나 탐하네(Chaitanya Tamhane, 인도) | |
오리종티 상 - 단편 |
마리암(Maryam) |
씨디 살러(Sidi Saleh, 인도네시아) | |
심사위원특별상 |
Belluscone. Una Storia Siciliana |
프랑코 마레스코(Franco Maresco, 이탈리아) | |
감독상 |
티브(Theeb) |
나지 아부 노워(Naji Abu Nowar, 요르단) | |
특별연기자상 |
These Are the Rules |
Emir Hadzihafizbegovic, 크로아티아 | |
공로상 |
명예황금사자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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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 스쿤마커(Thelma Schoonmaker, 미국) 프레데릭 와이즈먼(Frederick Wiseman,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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