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 展>이 오늘(25일)부터 7월 1일까지, 아트나인과 메가박스 이수에서 열립니다. 올해 경쟁부문에 출품한 단편영화의 수가 870편이었다고 합니다. 역대 가장 많은 단편영화들이 경합을 벌였는데요. 이 중에서 예심을 통과한 57편이 관객들과 만나게 됐습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 展>은 타이틀처럼 단편영화들을 장르별로 세분화한 영화제입니다. 기존 단편영화제들과 다른 이유지요. 영화제의 경쟁부문은 비정성시, 사랑에 관한 짦은 필름, 희극지왕, 절대악몽, 4만번의 구타 등 5개 장르로 나뉩니다.

'비정성시'는 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들로 <클린 미>, <혹한기>, <은혜>, <열대야> 등 18편이 출품됐습니다. '사랑에 관한 짦은 필름' 부문은 멜로 드라마입니다. <님의 침묵>, <그리고 가을이 왔다>, <낮달> 등 11편이 경쟁합니다. 코미디 장르를 다루는 '희극지왕'에는 <실버벨>, <누구인가>, <원플러스원> 등 9편이 상영됩니다. '절대악몽'은 공포, 호러부문으로 <엠보이>, <출사>, <사월>등 9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액션, 스릴러 영화들로 채워지는 '4만번의 구타'에는 <기음>, <야누스>, <야경꾼> 등 10편이 상영됩니다. 

경쟁부문 외에도 국내초청부문을 통해 다른 색깔의 단편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올해는 국내초청부문에 다섯 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우선 류승완 감독의 특별전입니다. 장단편을 불문하고 액션영화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녹아든 영화들을 많이 만들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작품의 완성도나 류승완 식 액션을 맛 볼 수 있는 단편영화들이 초청됐습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 <타임리스>, <남자니까 아시잖아요?>, <유령> 등 5편의 단편영화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가(家)가-호호’라는 제목으로 선보일 9편의 단편영화입니다. 제목에서 생각할 수 있듯이, 초청된 단편들은 모두 ‘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2010년작인 <장미맨션>부터 2015년작 <실종>까지 가족, 전세대란, 층간소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미디 애니메이션만을 초청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웃는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제목으로 총 7편을 모았는데요. 특히 연상호 감독의 2008년작 <사랑은 단백질>이란 애니메이션이 눈길을 끕니다. 

‘Direct-actress’라는 특별전도 열립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문소리가 연출한 단편 2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배우>, <여배우는 오늘도>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배우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들입니다. 

26일부터 30일까지 매일 저녁 아트나인 야외공간에서 야외 상영 ‘춤추는 밤(Dancing Night)’이 열린다고 하네요. 야외 상영에서는 발레 공연을 소재로 한 <멘토>, 밤이 되면 록그룹 보컬로 변신하는 전업주부의 이야기인 <누구나 마음속엔 고양이가 산다>, 재즈밴드 멤버들의 이야기를 그린 <더 재즈 쿼텟> 등 5편이 상영된다고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 :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




가박스 매각협상을 둘러싸고 양대 주주들의 기싸움이 점입가경입니다. 지난번 '메가박스, 중국 자본에 매각?'이란 제목으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상황은 1대 주주(50% 소유)인 한국멀티플렉스투자펀드(KMIC - 맥쿼리 펀드가 연기금 등으로부터 투자자금을 모아 설립한 투자펀드)가 중국의 오리엔트스타캐피털(Orient Star Capital)과 지분매각계약을 채결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따라서 2대 주주(46.31% 소유)인 제이콘텐트리(JContentree)가 KMIC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었죠. 지분 우선매수권은 KMIC가 오리엔트스타캐피털  매각계약을 체결한 후 한달 안에 행사돼야 합니다.

그런데 제이콘텐트리는 결정을 미룹니다. KMIC와 오리엔트스타캐피털 간의 지분매각 계약에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제기한거죠. 첫째, 우선협상대상자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의 자금력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분인수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의구심입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지니고 있는 자금이 부족해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펼치고 있습니다. 둘째, 우선매수권 행사 시점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분매각계약 상으로는 2월 13일까지 우선매수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멸되고, 오리엔트스타캐피털에 지분이 넘어가게 됩니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분매각계약 시 KMIC 측과 합의해서 정해진 기한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선매수권의 행사 시점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KMIC 측의 반발도 거셉니다. 이미 자금증빙을 통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오리엔트증권의 손자회사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인수자금에 대한 투자확약서를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제공했기 때문에, 자금력과 함께 인수주체의 실체도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제이콘텐트리는 지난 13일 공시(disclosure)를 통해, "맥커리펀드가 주식양도통보 요건 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맥쿼리 펀드는 매각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주주간 협약에 따르면 관할법원은 홍콩법원으로 명시돼 있다고 합니다.

어려운 말들을 많이 풀어놨는데요. 제이콘텐트리가 이렇게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메가박스를 인수하고 싶은데,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판돈을 너무 높게 걸었기 때문입니다.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은 메가박스의 경영권과 지분 100% 인수하는데에 5,150억원을 제시했는데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면 이 가격 이상을 제시해야 하는데 자금력이 부족한 제이콘텐트리로서는 난감한 상황인 것입니다. 제이콘텐트리의 반대가 자금확보를 위한 시간벌기라는 지적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가 론스타처럼 먹고 튀는 투기자본인지,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법정으로 가게 될 경우, ① 중재결정까지 1~2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② 그 사이 매각협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③ 메가박스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판다면 제값으로 팔아야 하는데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면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제시한 5천억원보다 더 낮은 헐값에 팔릴 수 있기 때문이죠. 

메가박스의 매각을 둘러싼 밀당은, 보다 많은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맥쿼리펀드와 욕심은 나는데 능력이 안 되는 제이콘텐트리의 진흙탕 싸움입니다. 여기에 여전히 그 실체가 의문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까지 뒤섞여서 말이죠. 이제 법정으로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사진 및 CI 출처 : 메가박스 공식 페이스북, 제이콘텐트리 공식 홈페이지


▲ 사진출처 : Variety.com


우리나라 세번째 규모의 멀티플렉스인 메가박스가 중국 투자사에 매각된다는 소식입니다. 국내 언론은 이미 24일에 매각 소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7일(미국 현지시간)에는 [Variety]가 홍콩 현지보도를 인용하며 보도했습니다. 다만 메가박스 1대 주주인 맥쿼리 펀드와 메가박스 측에서는 [Variety]의 사실확인 요청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매각협상에 대한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게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배경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메가박스의 1대 주주는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맥쿼리 펀드입니다. 2대 주주는 중앙일보 계열사인 제이콘텐트리(JContentree)로 46.31%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맥쿼리 펀드는 지난 24일 중국 투자사인 오리엔트 스타 캐피털(Oriental Star Capital) 컨소시엄과 회사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제이콘텐트리는 맥쿼리펀드 지분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습니다. 30일 안에 이를 행사하면 메가박스 지분을 100% 확보할 수 있는 거죠.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맥쿼리펀드는 제이콘텐트리 지분까지 함께 중국 측에 매각하는 공동 매각권을 행사해 100% 지분을 넘기게 됩니다.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를 완전히 인수하거나, 매각하고 시세차익을 남기거나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매각했다고 보기는 힘든 겁니다. 몇몇 한국 언론에서는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 인수에 들어갔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앞으로 한 달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지난 포스팅(열려라 헐리우드, 알리바바의 공격적인 투자가 시작된다? 2014.10.29)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중국 자본의 한국 영화시장 진출은 양날의 칼이라고 생각합니다. 메가박스 인수를 발판 삼아 한국 영화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한국 영화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발전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시장의 질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난 독립영화 등 작은 영화들이 상영관이 없어 개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는 거죠. 게다가 인수자인 중국 오리엔탈 스타 캐피털이 과연 한국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계속해 나갈지, 먹튀 자본일지 그 성격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런 불확실성들이 한국 영화산업과 영화시장을 뒤덮는 황사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 참고 : [Variety] Chinese Investor Buying Korea’s Megabox Cinema Chain, Say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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