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켄 로치 감독의 <지미스 홀 Jimmy's Hall>이 국내에서 개봉했습니다. 지난 5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됐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감독이 은퇴 전에 만든 마지막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감독인 켄 로치에 대해서는 주저리 주저리 설명드리는 것보단 아래 영상을 보시면 어떤 감독인지 아실겁니다.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죠. 영화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혼란스러웠던 1932년의 아일랜드가 배경입니다. 사람들의 유일한 희망이자 행복이었던 마을회관을 지키려다 추방 당한 실존 인물 지미 그랄튼의 실화가 바탕입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인 지미는 낡은 회관을 다시 개장해서 다양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지미스 홀'을 엽니다. 마을 청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게 돼죠. 하지만 목사인 셰리던(짐 노튼)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지미를 ‘빨갱이’로 몰아서 마을에서 쫓아낼 계략을 세우게 됩니다.

 

 

아일랜드 독립이후 신구세대의 갈등, 조약 지지파와 반대파의 갈등이 이 영화에서도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6년 켄 로치에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줬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에서의 갈등구조가 반복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리밭...>이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거칠게 말하고 있다면, <지미스 홀>은 말랑말랑하고 온순한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켄 로치가 변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것은 말하는 방법의 차이이지, 문제의식의 변화는 아니니까요. 실화라는 정해진 틀에서 나온 이야기니만큼 결론 또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후반부에는 조금 지루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는 '영화는 극장 스크린이 아니라 극장을 빠져나온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말을 다시 일깨워주는 '생각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 지미스 홀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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