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8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 모인 수상자들

지난 5월 23일(프랑스 현지시간) 제 68회 칸 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총 19편의 공식경쟁작들이 12일간 상영됐습니다. 


정치적인 문제에 주목하다

황금종려상은 프랑스 영화 <디판 Dheepan>이 받았습니다. 스리랑카 이민자들의 삶을 담은 영화입니다. 정식 시민권을 받기 위해 가족 행세를 하던 두 남녀와 한 아이가 새로운 일자리를 얻기 위해 파리 외곽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합니다. 감독인 자크 오디아르는 지난 2009년 <예언자 A Prophet>를 통해서 이민자 문제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감독은 국내 영화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떻게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 영화를 설명했습니다(씨네21, '자크 오디아르 인터뷰', 2015.06. No.1007).

▲ 제68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디판 Deepan> 스틸컷

외신들은 올해 1월 일어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디판>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2월에 열린 베를린 영화제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영화를 황금곰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것과 연장선에 있다고 봅니다. ‘샤를리 에브도’ 사건 이후, 베를린 영화제는 이란 정부에 의해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반체제 감독에게 최고상을 수여한 것이죠. 표현의 자유 논쟁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듯이 말입니다. 

이에 반해 칸 영화제는 프랑스의 오랜 사회문제인 이민자 사회통합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사안에 방점을 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지난 4월에 발생한 지중해 난민선 침몰 사건으로 유럽 전체가 난민 문제에 골머리를 앓게 된 일도, 이번 <디판>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동시대 유럽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영화의 역할'이라는 칸 영화제의 테마에 비춰본다면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다양한 영화, 비슷한 이야기

 제68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코엔 형제

올해는 작품이나 감독의 국적 등에서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노력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보다는 유럽과 아시아 영화들을  많이 배려했죠. 경쟁부문의 출품작들만 보면, 유럽, 아시아, 남미 영화들의 비율 맞추기가 느껴집니다. 최근 칸 영화제의 지나친 상업성을 여러 비평가들이 비판한 한 일이 이런 변화를 가져 온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갈 길이 아직은 멀어보입니다. 경쟁부문 19편 중에서 영국, 미국, 프랑스가 제작하거나 해당 국가의 국적을 가진 감독의 영화가 9편에 이를 정도였으니까요.

칸 영화제가 보여준 ‘약간'의 변화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다양성을 추구했으나 결국 종착역은 프랑스라는 혹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주요부문의 상들을 프랑스 영화와 배우들에게 수여했다는 점을 꼬집은거죠. 굳이 영화제에서까지 국적을 들먹이며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조차 평가절하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Thierry Fremaux)

외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바로 이야기의 다양성이 부족했다는 점이죠.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들의 주제나 내용을 봅시다. <디판>, <사울의 아들>, <캐롤>, <램스> 등 초청된 영화들은 이민자, 홀로코스트, 동성애를 중요한 소재들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랑, 가족관계와 형재애, 인간애를 성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모두 비슷한 지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때문에 소재보다는 주제의 다양성에 더 방점을 뒀어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가디언 The Guardian]은  “영화제의 전체적인 퀄리티에 대한 비평가들의 평가가 엇갈린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리바이어던>, <윈터 슬립>, <미스터 터너>, <지미홀>, <폭스캐처>, <와일드 테일즈>, <클라우드 실즈 오브 마리아>, <마미>, <투 데이즈, 원 나잇> 같은 영화들을 볼 수 있었”던 작년 영화제와 비교했는데요. 주목을 끌만한 이야기가 부족했다는 점을 에둘러서 지적했던 것입니다.(2015: Jacques Audiar's Deepan Surprise Winner of Palme d'Or)

그래서 이런 평가를 하는 건 어떨까요. 거장들의 영화를 초청함으로써 오히려 안주하려고 했던 건 아닌가,라는. 평범한 많은 영화보다 흥미로운 영화 한 편을 만나는 일이야말로 영화팬들이 원하는 거겠죠. 변화가 아니라 어쩌면 영화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코엔 형제의 신작 소식이 벌써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코미디 입니다. 개봉일은 무려 2016년 2월 5일이랍니다. 29일(현지시각) [Variety]는 기사를 통해 코엔 형제의 새 영화 <황제 폐하 만세! Hail Caeser!>의 개봉날짜를 알렸습니다. 


영화의 출연진이 엄청납니다. 조쉬 브롤린, 조지 클루니,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채이닝 태이텀, 스칼렛 요한슨, 요나 힐.... 이 영화를 어떻게 1년 넘게 기다립니까?


영화는 195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배우들을 스캔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소속사가 탐정들을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 영화를 도대체 어떻게 1년 넘게 기다립니까?


● 참고 : [Variety], Coen Brothers Comedy 'Hail Caeser!' Set for Release on Feb. 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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