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나잇 앤 굿럭 Good Night, and Good Luck>은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두번째 영화입니다. 조지클루니는 이 영화로 2005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고,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영화는 ‘빨갱이’ 색출이 한창이던 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매카시즘이라 불리는 공안정국 아래에서 언론인들이 진실을 보도하며 맞선다는 내용입니다. 좋은 시나리오와 그것을 구현해낸 연출력, 명료하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돋보이는 영화죠.

아울러 이 흑백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 건 바로 음악입니다. 1950년대 중반이라는 시대적 배경, 스크린에 자욱한 담배연기, 주제를 다루는 진중함은 흑백 화면에 입혀지는 재즈보컬과 지독하게 잘 어울립니다. 

보컬을 맡은 사람은 다이안 리브스(Dianne Reeves). 그래미 베스트 재즈 보컬 앨범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보컬리스트입니다. 그녀는 바로 이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로 2006년에 그래미 상을 받았죠. 다이안 리브스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좀 더 그리고 쉽게 알고 싶으시면,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남무성 글, 그림(2011.12.03, 네이버 뮤직)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와 음악을 알아보겠습니다.

영화의 시작과 더불어 귀에 익은 음악이 나옵니다. 연회장에서 참석한 사람들이 인사를 주고 받으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When I Fall In Love’라는 사랑노래가 덧붙여지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 When I Fall In Love




주인공인 애드워드 머로가 나와 기조연설을 합니다. 그는 TV 시대에서 방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광고주와 스폰서십에 좌우되는 방송만 하다보면 망상에 빠질거란 걸 경고하는거죠. 플래시 백하면서 두번째 노래가 나옵니다. TV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처럼 말이죠.

● TV Is The Thing This Year




머로와 취재팀은 지역신문에 보도된 작은 기사에 주목합니다. 한 공군장교가 가족이 공산주의와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해임된거죠. 머로는 장교의 해임이 부당하고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방송을 내보냅니다. 본격적으로 매카시즘을 다루기 전 연습게임이라고나 할까요. 내가 너 지켜보고 있다, 라는 경고도 함께요.
● I’ve Got My Eyes On You




머로와 취재팀은 이제 매카시즘을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경영진과 FBI의 압력 속에서도 꿋꿋하게 방송을 준비하죠. 그들은 방송을 통해, 법절차를 지키지 않는 맥카시 의원의 월권행위를 고발하고 표현의 자유에 대해 주장합니다. 성공적인 방송이 끝나고 위스키를 마시는 장면에서 절묘한 음악이 나옵니다. 맥카시 의원의 심정(?)을 표현했달까요?
● You’re Driving Me Crazy




매카시즘의 허위성과 위험성을 밝히는 작업이 계속됩니다. 머로에 대한 허위사실과 인신공격도 이어지죠. 하지만 그를 더욱 슬프게 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다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어갈 때 쯤, 동료 앵커이자 그를 지지했던 돈 홀렌백이 자살하고 맙니다. 믿을 수 없다는 머로의 표정 위로 ‘How High The Moon’이 흐릅니다.
● How High The Moon




매카시즘 취재는 다소 쓸쓸한 결말을 맺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시청자를 깨닫게는 했지만, 편성개편을 피할 수 없었던거죠. 머로의 기조연설로 돌아온 영화는, TV와 방송이 오락이나 상업성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TV를 깜빡이는 ‘바보상자’로 만들지 않는 건, 방송을 만드는 언론인의 날카로움과 치열함에 있는 건 아닐까요. 영화는 이런 울림과 함께 마지막 음악을 남깁니다. 
● One For My Baby




영화에서 쓰인 음악은 이렇게 여섯곡에 불과합니다. 물론 오리지널 스코어에는 15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스탠다드의 명곡들을 다이안 리브스의 목소리로 듣고 싶다면 꼭 들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다이안 리브스가 직접 출연해서 노래 부른다는 점입니다. 몇 컷 안 되지만 기억에 남네요. 50년대 라디오 스튜디오 라이브의 묘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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