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노이스 감독의 <더 기버 : 기억전달자>가 8월 13일 우리나라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합니다. 북미에서는 15일(현지시간)에 개봉합니다. <더 시그널>과 함께 올여름 가장 기대되는 SF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선 감독인 필립 노이스는 <슬리버>, <패트리어트 게임>, <콰이어트 아메리칸> 같은 스릴러, 액션장르에서 수준있는 영화들을 만들어왔습니다. 헐리우드의 흥행감독으로 자리잡고 있죠. 캐스팅에서도 작년부터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케이티 홈즈, 제프 브리지스, 메릴 스트립, 브렌튼 스웨이츠 등등. 젊은 배우들과 대 배우로 평가받는 배우들의 조합이 기대를 모았습니다. 특히 주인공 조너스 역을 맡은 브렌튼 스웨이츠는 <더 시그널>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배우입니다. 자신이 출연한 SF 영화가 올해에만 두 편이나 개봉을 했네요.



영화는 로이스 로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1천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 셀러입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금지시킨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기억을 버리고 안락한 생활을 누리게 됐죠. 단 기억 보유자 한 사람을 통해 기억이 전승됩니다. 조너스는 이런 기억전달자 임무를 맡게 됩니다. 선임자로부터 기억을 전달받은 후, 조너스는 그동안 몰랐던 수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과 그것들을 공유하려고 하죠. 하지만 커뮤니티가 혼란에 빠질 것을 두려워해 곧 떠나고 맙니다. 기억전달자에게만 허용됐던 '기억'들이 그가 떠나게 되자 갈 곳을 잃고 커뮤니티 곳곳에 스며들게 되죠. 


기억을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망각의 세상에선 애써 기억할 것도, 고민할 것도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통제되고 획일화된 세상 속에서 인간의 삶은 오히려 황폐화 되는 것 아닐까요? 디스토피아란 과거를 잊고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순간 찾아오는 것 아닐까요? 이 영화가 단순한 SF, 스릴러를 넘어 이런 물음을 던지고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더 기버 : 기억전달자> 예고편





니콜 키드먼과 콜린 퍼스가 주연한 <내가 잠들기 전에 Before I Go to Sleep>가 9월 12일 미국에서 개봉합니다. 국내 상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구요.


S. J Watson의 동졍소설을 원작입니다. <메멘토 Memento>,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같은 단기 기억상실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주인공 크리스틴(니콜 키드먼)은 하룻동안 무슨 일을 하던, 잠들고 일어나면 모든 기억이 사라지게 됩니다. 기억력이 하루를 넘지 못하는 거죠. 자신의 정체성은 물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 빠집니다. 그 때 옆에서 자신을 남편이라고 말하는 벤(콜린 퍼스)과 심리학자 내쉬(마크 스트롱)의 도움을 받지만 혼란은 계속됩니다. 소설과 영화의 결말은 같을지 다를지를 비교해보는 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독은 로완 조페(Rowan Joffe)가 맡았습니다. <28주 후 28 Weeks Later>, <아메리칸 The American> 등의 시나리오를 썼던 사람인데요. 이번 영화에서는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게 됐습니다. 또한 리들리 스콧이 제작자로 참여했습니다. 


● <내가 잠들기 전에 Before I Go to Sleep> 예고편







모스트 원티드 맨(A Most Wanted Man)이 한국에서 7월에 개봉합니다. 


지난 2월 약물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Philip Seymour Hoffman)이 출연한 마지막 영화입니다. 그가 사망하기 2주 전에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서 처음 개봉됐습니다. 그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이유가 있습니다.


필립말고 다른 출연진도 좋습니다. 레이첼 맥아담스(Rachel McAdams), 윌렘 데포(Willem Dafoe) 그리고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에서 클레어 언더우드 역할을 맡았던 로빈 라이트(Robin Wright)까지...


무엇보다 이 영화의 원작이 대단합니다. 영국정보기관 MI6 출신 소설가 존 르 카레(John Le Carre, 필명)의 동명소설이 원작입니다. 그의 책은 2009년에 아마존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 뽑혔습니다. 존 르 카레는 스파이 스릴러라는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하지만 동종업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오랫동안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가입니다. 연출만 받쳐준다면 좋은 장르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국 감독인 안톤 코르빈(Anton Corbijn)이 연출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사진작가로 유명했었고, R.E.M, 너바나, U2 등 유명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를 찍은 감독이기도 합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기도 한데요. 그 때문인지 2007년 이언 커티스의 인생과 음악을 다룬 <컨트롤Control>로 데뷔합니다. 그리고 2008년에 같은 영화로 런던비평가협회상 신인상 수상했습니다.


영화는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무슬림 청년을 체포하기 위해 인권변호사와 미국, 영국, 독일정보기관들이 벌이는 대립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설은 종교, 이데올로기, 인권, 유럽 현대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영화가 이런 큰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소설과 비교해서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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