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씨네21


2014년 마지막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새로운 영화진흥위원장을 내정했습니다. 김의식 위원장은 작년 3월로 공식적인 임기가 끝났는데요. 후임자가 내정될 때까지 9개월간 임시로 위원장직을 계속해왔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12월 31일에야 임명한거죠. 왜 이렇게 미뤄진걸까요?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6월에 영진위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두 명의 후보를 문체부에 추천했는데요. 7월에는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유진룡 전 장관이 면직되면서 결정이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8월에 취임한 김종덕 문체부 장관도 여전히 영진위 위원장을 임명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관련 단체들은 두 후보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반대 성명도 발표했죠. 그러자 문체부도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졌는지, 올해 안에는 결정하겠다는 발언을 계속해오면서도 임명을 차일피일 미뤄왔습니다. 임추위에서 공모와 재공모 등 4차례에 걸쳐 추천한 후보를 모두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탈락시켰죠. 그러던 지난 24일, 임추위가 면접을 통해 두 명의 새로운 후보를 추천하게 됩니다. 서강대 영상대학원장 김학순 교수와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김세훈 교수입니다. 추천 일주일만인 31일에 김세훈 교수를 영진위원장으로 임명하게 됩니다. 


여기서 짚어볼 문제가 있습니다. 김세훈 교수는 국가미래연구원의 연구위원직을 겸임하고 있는데요. 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의 씽크탱크 역할을 한 정책연구기관입니다. 영진위와 문체부의 인사에 미심쩍은 눈초리가 생겨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영화와 관련된 경력도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UCLA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중앙대에서 영상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애니메이션학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영화를 전공했다고는 하나 영화 현장과는 동떨어진 학계, 그것도 애니메이션 관련 학계에서 활동했던 경력 뿐입니다. 행정 경험조차 없는 위원장이 영진위의 현안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영화계 안팎에서도 이번 인사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영화감독협회와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는 지난 24일 김 교수의 영진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불공정 거래관행을 조장하거나 이념적으로 편행된 인사가 영진위원장에 임명되는 것을 결사 반대한다"고 말한거죠. 특히 한국영화감독협회 정진우 이사장은 "영화현장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비중 없는 인물들이 영진위원장을 하겠다는 것은 영화계를 얕잡아보는 처사"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오마이뉴스] 영진위원장에 애니메이션교수 유력?).


신임 영진위원장이 한 신문과 인터뷰 했던 오늘자 기사를 봤는데요([한국경제] 한국영화 글로벌화 최대역점...중국과 합작프로젝트 구상). 영진위에서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을 되풀이 해서 말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아직 전체적인 그림도 서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각론은 더욱 취약하겠죠. 영화계의 우려와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갈지, 영화계의 산적한 숙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벌써부터 염려가 됩니다.




내년 1월 22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리는 제31회 선댄스 영화제의 라인업이 모두 공개됐습니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수는 장편 4,105편, 단편 8,061편 등 총 12,166편입니다. 미국 영화 2,016편이 출품됐고,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도 2,089편이 출품됐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118편의 장편 영화만이 선댄스 영화제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 독립영화의 인큐베이터답게 45명의 신인감독들의 영화들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영화제의 장편 경쟁부문은 '미국 드라마(US Dramatic)', '미국 다큐멘터리(US Documentary)', '월드 드라마(World Dramatic)', '월드 다큐멘터리(World Documentary)'로 나뉩니다. 아래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영화제에서 소개한 글과 사진만으로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미국 드라마(US Dramatic)

     ▲ 미국 드라마 부문 본선 경쟁작 <더 나은 선택 Advantageous(Director. Jennifer Phang)>의 스틸컷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내용만으로 보자면, 저는 <더 나은 선택 Advantageous>을 가장 보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행복을 조절하는 기술이 상용화 된 가까운 미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성실한 싱글맘으로 살던 주인공이 일자리를 잃어버리면서 겪는 일들이 주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요즘 개인적으로 자주 하게 돼서 더 보고 싶은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잭 블랙 주연의 '<D-트래인 The D Train>', 크리스틴 위그 주연의 '<The Diary of a Teenage Girl>', 가이 피어스 주연의 '<Results>', 치웨텔 에지오포와 크리스 파인 주연의 '<Z for Zachariah>'등이 경쟁을 펼칩니다.

 

● 미국 다큐멘터리(US Documentary)

      ▲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본선 경쟁작 <Cartel Land(Director. Matthew Heineman)>의 스틸컷


미국 다큐 부문에선 <카르텔 랜드 Cartel Land>가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데요.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마약 전쟁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멕시코 마약조직들의 집단살인은 올해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국제뉴스에서 많이 나왔었습니다. 조직범죄가 만행하는 지역에서 인간은 삶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영화제 측에선 이 영화에 대해 국가와 주정부가 나와 내 가족을 지켜주지 못할 때, 나는 어떤 수단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그 대답을 들려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래의 멸종을 통해서 인간의 역할을 고민하는 <Racing Extinction>이나, FBI 요원의 일상과 대테러작전을 뒤쫓으며 감시국가로서 미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T)ERROR>도 좋은 소재를 가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 월드 드라마(World Dramatic)

      ▲ 월드 드라마 부문 본선 경쟁작 <Homesick(Director. Anne Sewitsky)>의 스틸컷


월드 드라마 부문에선 낯익은 배우들이 찍은 영화가 있습니다. 유괴 아동의 어머니 역할을 맡은 니콜 키드먼의 <Stragerland>, 미스터리한 여행자 역할을 맡은 마이클 파스밴더의 <Slow West>. 두 편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관심이 가지만, 영화제의 소개글로만 보자면 저는 <Homesick>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여주인공이 병과 알콜중독에 빠진 부모를 떠나, 한번도 본 적 없는 배다른 오빠를 오슬로에서부터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둘이 서로 성적 매력에 빠져들면서 파멸로 이른다는 내용인데요. 막장입니다. 치정과 격정 멜로를 좋아하는 저의 드라마 취향에 딱 맞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감독이 안네 세비스키(Anne Sewitsky)라서입니다. 감독의 예전 영화인 <오 마이 갓 Oh, My God!>에서 성(sexuality)을 다루는 능숙하고도 익살스런 솜씨 때문에 잊어버리지 않고 있었던 이름입니다. 6년여가 지났기 때문에 지금은 좀 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질 않을까하는 기대가 크기도 하구요.


● 월드 다큐멘터리(World Documentary)

      ▲ 월드 다큐멘터리 부문 본선 경쟁작 <The Amina Profile(Director. Sophie Deraspe)>의 스틸컷


월드 다큐멘터리에서는 <The Amina Profile>이 가장 눈길을 끕니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유명 블로거 '아미나(Amina)'의 정체를 찾아가는 다큐입니다. 그녀는 [A Gay Girl in Damascus]라는 블로그에서 중동 정치와 종교,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거리낌 없는 포스팅을 올리며 많은 응원을 받던 블로거입니다. 그런데 시리아 사태가 벌어진 2011년 아미나가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그녀가 납치당한 건 사실일까요? 이 사건을 아는 사람도 이 다큐가 진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기대케 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 실화의 스포일러를 알고 있습니다. 또한 월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말론 브란도의 비공개 생전 모습들이 담긴 <Listen to Me Marlon>, 그린피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How To Change The World>, 아프리카 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스마에 셈베네(Ousmane Sembene) 감독에 대한 헌사인 <Sembene!> 등 다양한 다큐들이 본선에 올랐습니다. 



      ▲ 비공식 경쟁 부문인 'Premiere' 진출작 <서울 서칭 Seoul Searching(Director. Benson Lee)>의 스틸컷


한편 비공식 경쟁부문에 한국과 관련한 극영화가 포함됐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벤슨 리(Benson Lee) 감독이 만든 <서울 서칭 Seoul Searching>이 프리미어 부문에 올랐습니다. 벤슨 리 감독은 이미 1998년 <미스 먼데이 Miss Monday>로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선 보일 <서울 서칭>은 1986년을 배경으로, 세계 각지에서 흩어져 살던 한인 청소년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여름 캠프에 참석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제 전 부문에 오른 모든 영화들을 소개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최종 라인업은 다음 링크를 가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참고 : 선댄스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제31회 선댄스 영화제 전 부문 최종 라인업




▲ 사진출처 : Variety.com


우리나라 세번째 규모의 멀티플렉스인 메가박스가 중국 투자사에 매각된다는 소식입니다. 국내 언론은 이미 24일에 매각 소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7일(미국 현지시간)에는 [Variety]가 홍콩 현지보도를 인용하며 보도했습니다. 다만 메가박스 1대 주주인 맥쿼리 펀드와 메가박스 측에서는 [Variety]의 사실확인 요청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매각협상에 대한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게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배경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메가박스의 1대 주주는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맥쿼리 펀드입니다. 2대 주주는 중앙일보 계열사인 제이콘텐트리(JContentree)로 46.31%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맥쿼리 펀드는 지난 24일 중국 투자사인 오리엔트 스타 캐피털(Oriental Star Capital) 컨소시엄과 회사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제이콘텐트리는 맥쿼리펀드 지분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습니다. 30일 안에 이를 행사하면 메가박스 지분을 100% 확보할 수 있는 거죠.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맥쿼리펀드는 제이콘텐트리 지분까지 함께 중국 측에 매각하는 공동 매각권을 행사해 100% 지분을 넘기게 됩니다.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를 완전히 인수하거나, 매각하고 시세차익을 남기거나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매각했다고 보기는 힘든 겁니다. 몇몇 한국 언론에서는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 인수에 들어갔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앞으로 한 달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지난 포스팅(열려라 헐리우드, 알리바바의 공격적인 투자가 시작된다? 2014.10.29)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중국 자본의 한국 영화시장 진출은 양날의 칼이라고 생각합니다. 메가박스 인수를 발판 삼아 한국 영화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한국 영화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발전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시장의 질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난 독립영화 등 작은 영화들이 상영관이 없어 개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는 거죠. 게다가 인수자인 중국 오리엔탈 스타 캐피털이 과연 한국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계속해 나갈지, 먹튀 자본일지 그 성격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런 불확실성들이 한국 영화산업과 영화시장을 뒤덮는 황사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 참고 : [Variety] Chinese Investor Buying Korea’s Megabox Cinema Chain, Say Reports





지난 12월 2일, 영화발전기금 징수 연장안을 담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영화발전기금은 어떻게 되나? 2014.08.08)에서 다룰 때만 해도 상황이 녹록치 않았었는데 말이지요. 4개월만에 내년도 예산안의 부수법안으로 처리됐습니다. 


개정안의 내용을 보면, ①2021년까지 부담금 연장, ②부과금 수납에 대한 위탁 수수료를 영세한 영화관 사업자에게 지원, ③지역 영화 향유권 향상을 위한 지원, ④법률 시행일을 2015년 1월 1일로 하는 부칙조항 개정 등입니다. 부담금을 연장하면서 향후 6년간 영화발전기금의 수입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됐습니다. 또한 3% 범위 내에서 위탁 수수료를 지원함으로써 영세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지역 영화 향유권을 향상하기 위해 지역 영화상영관 지원, 원활한 영화배급, 공공 상영 및 영상문화교육시설 구측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내년 1월 1일부터 개정안을 곧바로 시행하게 했습니다. 원래 부칙조항에는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하게 돼 있었는데, 이렇게 할 경우 6개월 동안 기금 수입의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때문에 계속 징수할 수 있도록 부칙조항을 개정한 것입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기금의 운영계획입니다. 순수한 영화관련 사업비는 2014년보다 줄어든 채 통과됐습니다. 500억이 채 안 됩니다. 과연 이 500억도 안 되는 예산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예정인지, 사업에 문제는 없는지 등등을 다음 포스팅에서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3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디즈니, 비아콤, 타임워너, 파라마운트, 소니, 21세기폭스, 컴캐스트 등 할리우드 스튜디오 관계자와 잇따라 회동을 가질 계획”이라며 “할리우드 영화와 TV드라마를 중국에 배급하기 위한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알리바바의 할리우드 투자배경에는, 지난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되면서 기업공개로 조달한 26조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건 실탄이고, 총구의 방향을 결정한 건 마윈 회장이 “향후 10년간 의료ㆍ건강산업과 문화오락 산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이미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미 알리바바는 올해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4월에는 디지털 미디어 광고회사인 [와수]의 지분 20%를 매입했고, 5월에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업체인 [요우쿠]의 지분 16.5%를 인수했습니다. 6월에는 영화·TV드라마 제작업체인 [차이나 비전]의 지분 60%를 매입했고, 아예 이름도 알리바바 픽처스 그룹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정말 지치지도 않고 긁어모았습니다. 


그리고 블룸버그의 기사 역시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Variety]는 28일 단독보도를 통해, 알리바바와 소니 픽쳐스가 공동투자 영화를 제작하는 사안을 놓고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Variety, "Alibaba, Sony Pictures In Co-Financing Talks (EXCLUSIVE)"). 물론 아직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마윈 회장도 소니 픽쳐스 외에 다른 투자제작사들을 만나기로 일정이 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사 내용에서 오랫동안 중국 시장을 개척해왔던 소니 픽쳐스의 중국지사장이 마 회장과의 미팅에 나온 것으로 보아, 할리우드가 제작한 영화, 드라마에 대한 중국 내 배급을 독점하기 위한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이는 앞으로 다른 투자제작사와의 미팅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철될 사안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기업의 공격적 투자가 할리우드만 노리는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방한한 중국 기업의 고위인사가 한국 멀티플렉스를 모조리 인수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현재 진행 중인 메가박스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씨네21 976호, "Editorial: 신에게는 아직..."). [씨네21]의 편집자 역시 글로 썼지만, 중국 기업의 투자는 양날의 칼입니다. 언제 어떻게 나를 벨 지 모르는 칼이 한국영화계를 쥐락펴락하는 날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영화계가 생존하기 위해선 콘텐츠 개발과 인적 자원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질적 성장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상물(영화, 방송, 비디오 등)에 관한 등급을 심의하는 기관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입니다. 영등위는 아래 그림처럼 각각의 등급분류기구로 나뉩니다. 



등급을 분류하는 절차에 대해 쉽게 말하면, 소위에서 전문위원의 도움을 받아 심의하면 위원회 9인이 최종심의하는 형식입니다. 그렇게 심의를 통과한 영상물은 그에 맞는 등급과 내용정보표시를 받습니다. 영상물의 등급은 아래 그림과 같이 나뉩니다. 

이 외에도 제한상영가와 제한관람가라는 등급이 있습니다. 제한상영가는 "선정성, 폭력성, 사회적행위 등의 표현이 과도하여 인간의 보편적 존엄,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정서를 현저하게 해 할 우려가 있어 상영 및 광고, 선전에 있어 일정한 제한이 필요"한 영화입니다. 제한상영가 영화는 '제한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제한관람가는 "선정성, 폭력성, 사회적 행위 등의 표현이 과도하여 인간의 보편적 존엄,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정서를 현저하게 해 할 우려가 있어 시청, 제공, 유통에 있어 일정한 제한이 필요"한 비디오물을 말합니다. 제한관람가 비디오물은 제한관람가 비디오물 소극장에서 시청, 제공만 가능합니다. 판매, 유통은 안 됩니다.


영상물 내용정보기술제도는 영화, 비디오물 등의 내용에 포함된 선정성, 폭력성, 대사의 저속성 등의 정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추가 제공함으로써 해당 영상물에 대해 보다 정확한 이해를 통해 영상물 관람, 선택을 용이토록 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7개의 정보로 나뉘며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5단계로 표시됩니다.

이러한 등급과 내용정보는 영상물의 윤리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등위는 때론 볼 권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소모적인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보편적 존엄', '국민정서',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같은 추상적인 표현을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해 등급을 매기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외국에서 예술성 있는 작품이라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법률에 쓰인 추상적 표현들을 위원회가 자의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예술'을 '외설'로 결론 짓는 행위가 반복됩니다. 그렇다면 외국은 영상물등급제도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추후 주요국의 영상물 등급제도를 지속적으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이해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영등위가 공개배포한 '등급분류 및 내용정보' 리플렛을 첨부합니다. 


● 영상물 관람의 올바른 선택, 등급분류 및 내용정보 

영상등급위원회_리플렛.pdf




올해로 고희를 맞은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지난 9월 6일 폐막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자, 예술로서 영화가 지니는 위치를 확고히 만들어왔던 자신만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화제입니다. 개막에 앞서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이번 영화제를 "깜짝 놀랄만한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었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작년 베니스영화제가 보여줬던 '우리 시대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이 여전히 지배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틸컷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과거의 유령이 떠도는 도시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다루지만, 영화의 문제의식은 자본주의(돈)에 억눌린 인간의 잠재적인 불안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일부 국내 뉴스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코미디라고 아예 장르를 박아놓고 기사를 썼던데, 과연 이걸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한편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에비에이터>를 비롯한 3편의 영화로 세번의 오스카상을 거머쥔 영화 편집자 텔마 스쿤메이커와 39편의 다큐멘터리와 2편의 장편 극영화를 만들며 다이렉트 시네마의 미학을 실천해온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프레더릭 와이즈먼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 또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영화음악 작곡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게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자리를 맡겼습니다. (출처: 씨네21) 베니스영화제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트> 스틸컷


공식경쟁부문인 '베네치아 71'에 출품됐던 영화들 중 파티 아킨의 <더 컷>, 아벨 페라라 감독의 <파솔리니>, 개막작이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버드 맨>,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트>, 쓰카모토 신야의 <노비>, 왕 샤오슈아이의 <레드 앰니지어> 등도 호평과 함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중에서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영화는 은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이 '베니스 데이즈'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베니스데이즈'는 이탈리아 영화감독협회와 제작가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행사입니다.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작년은 <뫼비우스> 그리고 올해는 <일대일>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받아 상까지 받았습니다. 이쯤되면 '베니스의 남자'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주요부문 수상작

 

 수상부문

 수상작

감독 / 배우(국적) 

경쟁부문 

 황금사자상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로이 앤더슨(Roy Andersson, 스웨덴)

 은사자상

The Postman's White Nights 

안드레이 콘잘로프스키(Andrei Konchalovsky, 러시아)

 심사위원대상

The Look of Silents 

조슈아 오펜하이머(Joshua Oppenheimer, 미국)

여우주연상

굶주린 마음(Hungry Hearts)

알바 로르와처(Alba Rohrwacher 미국)

남우주연상

굶주린 마음(Hungry Hearts)

 아담 드라이버(Adam Driver, 미국)

심사위원특별상 

시바스(Sivas)

칸 무제시(Kaan Mujdeci, 독일) 

 각본상

테헤란의 낮과 밤(Ghesse Ha) 

 릭샨 바니 에테마드(Rakhshan Bani Etemad, 이란)

오리종티

부문 

미래의 사자상

코트(Court)

차이타이나 탐하네(Chaitanya Tamhane, 인도)

 오리종티 상

 코트(Court)

 차이타이나 탐하네(Chaitanya Tamhane, 인도)

 오리종티 상 - 단편

마리암(Maryam) 

씨디 살러(Sidi Saleh, 인도네시아)

심사위원특별상

 Belluscone. Una Storia Siciliana

프랑코 마레스코(Franco Maresco, 이탈리아) 

감독상

티브(Theeb)

나지 아부 노워(Naji Abu Nowar, 요르단) 

 특별연기자상 

These Are the Rules 

Emir Hadzihafizbegovic, 크로아티아

공로상

명예황금사자상

 

델마 스쿤마커(Thelma Schoonmaker, 미국)

프레데릭 와이즈먼(Frederick Wiseman, 미국)

 

 



베이징 국제독립영화제가 열리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3일(토), 중국 당국이 개막을 금지시키고 영화제 관련 서류들과 필름을 압수했으며 영화제 관계자 2명을 연행했습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영화제는 반정부 성향의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는데요때문에 중국 공안이 이전에도 영화제를 취소하라고 압력을 넣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전에는 영화제를 취소하라는 명령이 오면 장소를 다른 데로 옮기거나 영화 상영 시간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대항했지만, 이번에는 영화제 개막 자체를 금지하고 폐쇄해 버렸습니다. 


중국 공안은 영화제가 열릴 쑹좡 예술특구에서 영화제 아트디렉터인 왕홍웨이와 영화제 창설 멤버인 영화평론가 리셴팅을 연행했습니다. 이들은 영화제를 열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 풀려났다고 합니다. 리셴팅은 “당국이 영화제를 취소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으며 줄곧 감시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공안 당국은 영화제가 취소된 줄 모르고 왔던 영화감독과 입장객들의 출입을 막고 이들을 돌려보냈습니다. 


갑자기 벌어진 중국 당국의 조치는 여러 가지 의문을 품게 합니다. 쉬쉬하긴 했지만 8년 동안 조용히 열리던 영화제를 중단시킨 일은 이례적이기 때문입니다. 상영작 중에서 중국 당국이 금지하는 반체제적인 영화들이 포함돼 있었고, 이를 일반 관객들과 공유하는 일이 체제유지에 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 영화계를 넘어 문화계 전반, 사회전체의 사상 통제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가능케 합니다. 중국사회의 표현의 자유, 인권신장 등을 촉구하는 국제영화계의 반발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 사진출처 및 자료참고 

- [Variety] "China Halts Independent Film Festival Again." 

- [Associated Press] "CHINA SHUTS DOWN BEIJING INDEPENDENT FILM FESTIVAL"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와이드 앵글] 부문과 [뉴 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단이 확정됐습니다. 영화제 사무국 측은 어제와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심사위원단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와이드 앵글]은 색다르고 차별화된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영화들을 모아 상영하는 섹션입니다. 이 부문에서는 '비프 메세나(BIFF Mecenat) 상'과 '선재(Sonje) 상'을 수여합니다. '비프 메세나 상'은 와이드 앵글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과 아시아 다큐멘터리 중 최우수 작품을 각 한편씩 선정하고, '선재 상'은 와이드 앵글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과 아시아 단편 중 최우수 작품 각 한편씩을 선정합니다. 또한 [뉴 커런츠]는 아시아 신인 감독들(한국 포함)의 작품을 선보이는 경쟁 부문으로 2편을 선정해 시상하게 됩니다. 심사위원들의 면면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

 섹션

수상부문

심사위원

주요경력 및 작품

 와이드앵글

비프 메세나

(BIFF Mecenat)

마리아 본산티(프랑스) 

- 씨네마 뒤 릴 집행위원장

- 영화제 프로그래머 

 탄핀핀(싱가포르)

- 무빙 하우스(2001)

- 보이지 않는 도시(2007)

-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2013)

 이승준(한국)

- 신의 아이들(2008)

- 달팽이의 별(2011)

 선재(Sonje)

 더그 존스(미국)

- 영화제 프로그래머

- Images Cinema 운영위원장 

이시이 유야(일본) 

- 엉덩이가 벗겨진 일본(2005)

- 사와코 결심하다(2010)

- 행복한 사전(2013)

 박정범(한국)

- 125 전승철(2008)

- 무산일기(2010)

- 산다(2014) 

 뉴 커런츠

뉴 커런츠

아스가르 파르하디

(이란, 심사위원장)

- 엘리에 관하여(2009)

-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 

-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2013)

 디나 이오르다노바(영국)

-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대 교수

자크 랑시에르(프랑스) 

- 파리8대학 명예교수

- 유럽대학원 교수

 수하시니 마니나트람(인도)

- 배우, 감독, 시나리오 작가

 봉준호(한국)

- 살인의 추억(2003)

- 괴물(2006)

- 마더(2009)

- 설국열차(2013)



                 ▲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들.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심사위원장 김지운, 이하 JIMFF)가 지난 19일(화) 폐막했습니다.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세계음악영화의 흐름' 섹션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세계음악영화의 흐름' 섹션에 출품된 6편의 음악영화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영화의 중심에 담아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영화제는 부분경쟁 방식이기 때문에 2개 부문에만 수상작을 결정합니다. 올해 대상은 그렉 카말리에의 <전설의 스튜디오, 머슬 숄즈>가, 심사위원특별상은 최건 감독의 <블루 스카이 본즈>가 수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감독 모두 첫 장편 데뷔작으로 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됐습니다.


심사위원단은 대상작인 <전설의 스튜디오, 머슬 숄즈>에 대해 "1960, 70년대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던(southern) 록을 비롯한 몇몇 계보의 전체를 명료하게 보여준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였다"며 "한 개인이 어떻게 역경을 이겨내고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가를 미국 남부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담아낸 촬영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블루 스카이 본즈>에 대해서는, "문화 혁명 세대인 어머니로부터 인터넷 세대인 아들로 이어지는 중국 현대사와 음악의 흐름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감독의 야심찬 시도를 느낄 수 있었던 수작이었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영화제 사무국 측에 따르면, 이번 영화제에서는 6일 동안 유·무료 관객 총 3만 1천여 명이 제천을 찾았다고 합니다. 총 좌석점유율은 88.7%였고, 전체 95회차 영화 상영 중 36회차가 매진됐습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청풍호반 무대에서 열린 원 썸머 나잇에는 총 8,000여 명이 찾았습니다. (10회 JIMFF, 관객 3만 여명 동원..좌점율 88.7% 성과


이러한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말이 많았습니다. 우선 광복절에 일본의 오즈 야스지로의 무성영화 <부초 이야기>가 함께 상영된 것에 대해 적절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원 썸머 나잇 공연에서는 교통대란과 함께 자원봉사자의 미숙함이 지적됐고, 일부 상영관에서는 영어 자막 오류와 수상 트로피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대상 수상작인 <전설의 스튜디오, 머슬 숄즈>의 감독 그렉 카말리에는 일정 등을 이유로 시상식에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매년 20여 억원의 예산이 투자되는 JIMFF가 10년주년을 맞았는데도, 행사 프로그램 기획이나 운영 측면에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원인들로 인해, 영화제가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며 소수의 매니아 층을 위한 지역영화제로 전락해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10년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존속여부 논란)



● 사진출처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달에 영화진흥위원회는 '2014년 상반기 미국영화산업 결산'이라는 제목으로 [해외통신원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미국영화 또한 한국영화 시장과 마찬가지로 상반기에는 침체를 겪었습니다. 보고서는 침체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로 불황을 겪었는지, 그리고 하반기에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흥행수입, 미국 내 한국영화 개봉현황, 부가시장, 정책변화, 하반기 전망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 2014년 상반기 미국 내 흥행성적 1위를 기록한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스틸컷


● 박스오피스 분석

▶ 상반기 흥행수입은 총 64억 4,402만달러, 티켓수(관객수) 7억 9,021만장임.

▶ 상반기 박스오피스 1위는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로 2억 5,932만달러의 수입을 올림. 흥행순위 10위 내 8편이 부모동반시 관람가 또는 13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임. 흥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함.

▶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에 침체가 심했음.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흥행수입이 20% 이상 급감함. 적은 수의 블록버스터가 배급됐고 성적도 예년에 못 미침. 

▶ 여름에 개봉한 블록버스터 중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만이 1억달러 수입을 올림. 해외 특히 중국에서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로 인기를 모음. 아이맥스, 3D, 리얼D 등 다양한 형태로 상영된 것이 중국 흥행을 이끈 요소로 꼽힘.


   ▲ 2014년 상반기 개봉한 여름 블록버스터 중 유일하게 1억달러 수입을 기록한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스틸컷


● 박스오피스 침체 원인 

▶ 여름 성수기에 1억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하지 않음.

▶ '특별했던' 2013년을 일반적인 성적으로 삼아 올해의 박스오피스와 단순비교 할 수 없음. 

▶ 독립기념일이 금요일이었다는 점. 금요일에 개봉하는 영화는 다른 주말에 개봉하는 영화에 비해 주목받지 못함.

▶ 상반기 영화들은 개봉 2주차에 들면서 관객수가 50% 이상 감소하는 이른바 '2주차 슬럼프'에 모두 빠짐.


● 미국 내 한국영화 개봉현황

▶ 주목을 많이 받았던 한국영화인 <설국열차>가 6월 27일에 미국 전역에 개봉함. 관객의 반응에 따라 개봉관을 늘려가는 플랫폼 릴리즈(Platform Release 또는 Roll-out Release) 방식을 선택함.

▶ 영화는 7월 현재까지 345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함. 이는 <설국열차>의 전세계 흥행수입 8,525만 달러 중 4.1%를 차지함. 

▶ <설국열차>는 개봉 2주차만에 디지털 플랫폼에서 배급함. 이러한 온라인 개봉전략으로 개봉과 동시에 아이튠즈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1위를 기록했고, 7월 첫주 온라인 흥행수입은 110만 달러를 기록함. 이러한 마케팅은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임.

▶ <넛잡 : 땅콩 도둑들>, <러브 차일드> 등은 올초에 미국에서 개봉했으며, 최근에는 <명량 : 회오리 바다>가 개봉했음.


   ▲ 올해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설국열차> 스틸컷


● 주목할만한 정책변화

▶ LA 시장이 캘리포니아 주의 영화 세금공제 혜택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함. 

▶ 국내외 정부들의 적극적인 세금공제 정책으로 인해, LA는 현재 영화촬영 및 영화관련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임. 시장의 조치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

▶ 세제혜택 확대는 2017년부터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임.


  ▲ 하반기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터스텔라> 스틸컷


● 하반기 전망

▶ <씬시티 2>, <인터스텔라>, <헝거게임 : 모킹제이 part 1>, <호빗 : 배틀 오브 파이브 아미> 등 블록버스터들이 하반기 개봉예정임.  그러나 연말 시상식 등에 어울리는 드라마 장르가 많이 개봉할 예정.

▶ 하반기도 작년 동기와 대비해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됨. 

▶ 오히려 2015년을 기대하고 있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편>,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 <분노의 질주 7>, <미션임파서블 5>, <007 제임스 본드 24편>, <스타워즈 에피소드 VII> 등 굵직한 시리즈 영화들이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임.



● 첨부 : 영화진흥위원회 [2014년 상반기 미국영화산업 결산]

미국_2014년 상반기 결산.pdf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가 오늘(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제천에서 열립니다. JIMFF는 부분 경쟁을 포함한 비경쟁국제영화제로 영화와 음악축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음악영화제를 표방하고 있입니다. 음악영화의 장르화와 대중화를 위한 영화제이기도 합니다. 올해에는 31개국 87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되고, 30여 개 팀의 음악 공연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 JIMFF 개막작 <하늘의 황금마차> 스틸컷


올해 개막작은 오멸 감독의 <하늘의 황금마차>입니다. 지난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초청받기도 했습니다.(참고: 제49회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개막) '황금마차'라는 이름의 밴드가 펼치는 로드무비입니다. 전작인 <지슬>에 출연한 배우들이 함께 했지만, 그와 달리 경쾌하고 유쾌한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에는 킹스턴 루디스카가 '황금마차'의 여정에 함께 하는 시끌벅적 8인조 밴드역할로 등장합니다. 또한 음악감독에는 돈 스파이크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극장개봉은 9월 4일로 예정돼있습니다. 개봉 전에 이번 영화제에서 먼저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영화제는 유일한 경쟁부문인 '세계영화음악의 흐름', 음악이나 음악가를 소재로 다룬 영화를 소개하는 '시네심포니', 음악 다큐멘터리를 만날 수 있는 '뮤직 인 사이트', 한국 음악영화를 엄선한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특정한 음악장르나 지역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영화를 소개하는 '주제와 변주', 가족중심의 대중적인 영화들이 선정된 '패밀리 페스트', 영화영상과 함께 영화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시네마 콘서트' 등 7개 부문으로 나뉩니다. 


 ▲ <블루 스카이 본즈> 스틸컷


3편의 극영화와 3편의 다큐멘터리가 경쟁하는 '세계영화음악의 흐름' 부문에는 중화권 영화들이 많이 초청됐습니다. 특히 중국 록 음악 창시자인 최건의 장편 데뷔작 <블루 스카이 본즈 Blue Sky Bonds>가 눈에 띱니다. 유명한 촬영감독인 크리스토퍼 도일이 이 영화의 촬영을 맡았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대중음악사에 숨겨진 거대한 음악혼, 머슬 숄즈를 다룬 <전설의 스튜디오, 머슬 숄즈 Muscle Shoals>도 주목할만 합니다. 음악관계자들에게는 반드시 봐야 할 다큐멘터리이고, 일반 관객들에게는 팝음악의 숨은 역사를 가르쳐주는 훌륭한 참고서가 될 것입니다.


                               ▲ <서칭 포 슈가맨> 스틸컷


한편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JIMFF는 '주제와 변주' 섹션에서 일종의 특별전을 마련했습니다. '10주년 커튼콜 - 뮤직 다큐 특별전'이란 주제로 총 6편이 상영됩니다. <서칭 포 슈가맨>을 비롯해서 <기타의 장인, 플립 씨피오>, <구차 - 열정의 트럼펫>, <위드 아웃 유, 해리 넬슨>, <라스트 반도네온>, <윌리엄 클랙스톤 - 사진 속의 재즈> 등 JIMFF에서 화제가 됐거나 재상영 요청이 많았던 영화들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음악영화제인만큼 영화뿐 아니라 음악축제도 같이 열립니다. 영화제의 음악프로그램인 '원 썸머 나잇'이 바로 그것입니다. 15일(금)부터 17일(일)까지 사흘간 록 음악 중심의 콘서트가 개최됩니다. 요일별 라인업 등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트레일러(감독 : 구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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