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박스 매각협상을 둘러싸고 양대 주주들의 기싸움이 점입가경입니다. 지난번 '메가박스, 중국 자본에 매각?'이란 제목으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상황은 1대 주주(50% 소유)인 한국멀티플렉스투자펀드(KMIC - 맥쿼리 펀드가 연기금 등으로부터 투자자금을 모아 설립한 투자펀드)가 중국의 오리엔트스타캐피털(Orient Star Capital)과 지분매각계약을 채결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따라서 2대 주주(46.31% 소유)인 제이콘텐트리(JContentree)가 KMIC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었죠. 지분 우선매수권은 KMIC가 오리엔트스타캐피털  매각계약을 체결한 후 한달 안에 행사돼야 합니다.

그런데 제이콘텐트리는 결정을 미룹니다. KMIC와 오리엔트스타캐피털 간의 지분매각 계약에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제기한거죠. 첫째, 우선협상대상자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의 자금력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분인수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의구심입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지니고 있는 자금이 부족해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펼치고 있습니다. 둘째, 우선매수권 행사 시점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분매각계약 상으로는 2월 13일까지 우선매수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멸되고, 오리엔트스타캐피털에 지분이 넘어가게 됩니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분매각계약 시 KMIC 측과 합의해서 정해진 기한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선매수권의 행사 시점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KMIC 측의 반발도 거셉니다. 이미 자금증빙을 통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오리엔트증권의 손자회사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인수자금에 대한 투자확약서를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제공했기 때문에, 자금력과 함께 인수주체의 실체도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제이콘텐트리는 지난 13일 공시(disclosure)를 통해, "맥커리펀드가 주식양도통보 요건 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맥쿼리 펀드는 매각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주주간 협약에 따르면 관할법원은 홍콩법원으로 명시돼 있다고 합니다.

어려운 말들을 많이 풀어놨는데요. 제이콘텐트리가 이렇게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메가박스를 인수하고 싶은데,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판돈을 너무 높게 걸었기 때문입니다.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은 메가박스의 경영권과 지분 100% 인수하는데에 5,150억원을 제시했는데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면 이 가격 이상을 제시해야 하는데 자금력이 부족한 제이콘텐트리로서는 난감한 상황인 것입니다. 제이콘텐트리의 반대가 자금확보를 위한 시간벌기라는 지적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가 론스타처럼 먹고 튀는 투기자본인지,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법정으로 가게 될 경우, ① 중재결정까지 1~2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② 그 사이 매각협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③ 메가박스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판다면 제값으로 팔아야 하는데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면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제시한 5천억원보다 더 낮은 헐값에 팔릴 수 있기 때문이죠. 

메가박스의 매각을 둘러싼 밀당은, 보다 많은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맥쿼리펀드와 욕심은 나는데 능력이 안 되는 제이콘텐트리의 진흙탕 싸움입니다. 여기에 여전히 그 실체가 의문인 오리엔트스타캐피털까지 뒤섞여서 말이죠. 이제 법정으로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사진 및 CI 출처 : 메가박스 공식 페이스북, 제이콘텐트리 공식 홈페이지

올 7월에 개봉예정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Terminator: Genisys>의 국내배급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 배급을 담당할 줄 알았던 CJ엔터테인먼트가 돌연 지난 15일 배급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작됐습니다([단독] 이병헌 '터미네이터5', CJ 배급서 손 뗐다, "검토 중이었던 작품"). 단독보도 기사에서 CJ엔터 측은 "파라마운트(Paromount)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CJ엔터가 독점 배급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웠습니다. 파라마운트의 영화시장 정책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며, 미국 투자배급사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월드워Z>,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같은 경우에는 다른 배급사에서 맡기도 했다는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이 기사가 나온 날짜가 하필이면 <터미네이터 5>에서 조연을 맡았던 이병헌과 관련된 소송의 판결이 있었던 날입니다. 그래서 CJ엔터 측은 쓸데없는 의혹을 막고자 배우 이병헌과는 무관한 파라마운트의 결정이라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시기가 묘하기 때문에 의문점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Variety] 또한 지난 16일(미국 현지시각) 기사를 통해 이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Paramount Switches Korean Distributor for Lee Byung hun's 'Terminator: Genisys'). 

그러나 <터미네이터 5>의 배급을 둘러싼 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출연배우 그것도 조연 한 명의 추잡한 스캔들 때문에 영화배급사를 교체할 정도로 시장은 어리석은 곳이 아닙니다. 게다가 법원에서는 그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준 상태입니다. 투자배급사인 파라마운트의 입장에서는 대중의 판단에 맡길 일일 뿐입니다. 한국시장에서 리스크가 발생하겠지만 일부러 호들갑을 떨만큼 그들에겐 큰일은 아닌거죠. 

이병헌의 스캔들은 작년 9월 1일에 터졌고 10월에 1차 공판이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J엔터는 2014년 하반기~2015년 상반기 라인업 중 하나로 <터미네이터 5>를 발표하고 홍보했습니다. CJ엔터가 애초에 출연배우의 스캔들을 문제삼았다면 그 전에 영화배급 문제를 정리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가 해를 넘겨서야 손을 떼게 된 겁니다. 아울러 CJ엔터는 2007년부터 파라마운트 제작 영화를 국내에 독점으로 배급해왔습니다. 10여년 가까이 이어온 파트너십을 CJ엔터 측에서 먼저 끊을 이유가 없습니다. 여름 성수기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독점배급하는 권리는 쉽게 버릴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결국 CJ엔터를 배제한 건 파라마운트의 결정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 국내외 영화매체 등을 보면, 파라마운트가 국내 배급사에 <터미네이터 5>의 판권을 팔았다는 기사를 볼 수 있었는데요. 제일 먼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지목됐었습니다. 그러나 롯데엔터 측은 "판권 구입과 관련해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쿠키뉴스, 이병헌 '터미네이터 5' CJ "배급 안 한다" vs 롯데 "판권 안 샀다"). CJ엔터와 달리 롯데엔터는 이병헌 스캔들로 인해 그가 주연한 <협녀>의 개봉일도 확정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롯데엔터가 리스크를 두 배 또는 그 이상을 떠안는 미친 짓은 하지 않을 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파라마운트는 왜 배급사를 바꾸려고 하는 걸까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꾸는 것보다 자신들이 직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몇 년간 1천만 내외의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늘어나고 있고, 인구 대비 영화시장 규모도 세계 6위에 이를만큼 한국영화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세기 폭스사는 이미 한국영화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신하균 주연의 <런닝맨>, 차태현 주연의 <슬로우비디오> 등을 통해 국내 직접투자배급의 경험을 쌓았습니다. 또한 국내에 테마파크를 건설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여주면서 적극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입니다(20세기 폭스사, 경상남도와 테마파크 건설 양해각서 체결). 

파라마운트도 20세기 폭스에 자극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기도 안산에 '파라마운트 무비파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배급 논란도 파라마운트가 직접 한국영화시장으로 향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보입니다. 중국이 막강한 자본을 앞세워 먼저 한국시장에 진출한다면, 헐리우드 거대 투자배급사라고 해도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가 <터미네이터 5> 배급논란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현재로선 한국내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섣불리 접근하진 않겠지만, 20세기 폭스처럼 직접투자배급까지 맡는 영화를 곧 제작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 영화사 또는 중국 자본의 진출이 한국영화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한국영화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 글을 '뉴스와 칼럼'이 아니라 '영화산업의 현재와 미래' 카테고리에 담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사진출처 : 다음(DAUM) 영화



▲ 사진출처 : 씨네21


2014년 마지막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새로운 영화진흥위원장을 내정했습니다. 김의식 위원장은 작년 3월로 공식적인 임기가 끝났는데요. 후임자가 내정될 때까지 9개월간 임시로 위원장직을 계속해왔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12월 31일에야 임명한거죠. 왜 이렇게 미뤄진걸까요?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6월에 영진위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두 명의 후보를 문체부에 추천했는데요. 7월에는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유진룡 전 장관이 면직되면서 결정이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8월에 취임한 김종덕 문체부 장관도 여전히 영진위 위원장을 임명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관련 단체들은 두 후보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반대 성명도 발표했죠. 그러자 문체부도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졌는지, 올해 안에는 결정하겠다는 발언을 계속해오면서도 임명을 차일피일 미뤄왔습니다. 임추위에서 공모와 재공모 등 4차례에 걸쳐 추천한 후보를 모두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탈락시켰죠. 그러던 지난 24일, 임추위가 면접을 통해 두 명의 새로운 후보를 추천하게 됩니다. 서강대 영상대학원장 김학순 교수와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김세훈 교수입니다. 추천 일주일만인 31일에 김세훈 교수를 영진위원장으로 임명하게 됩니다. 


여기서 짚어볼 문제가 있습니다. 김세훈 교수는 국가미래연구원의 연구위원직을 겸임하고 있는데요. 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의 씽크탱크 역할을 한 정책연구기관입니다. 영진위와 문체부의 인사에 미심쩍은 눈초리가 생겨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영화와 관련된 경력도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UCLA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중앙대에서 영상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애니메이션학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영화를 전공했다고는 하나 영화 현장과는 동떨어진 학계, 그것도 애니메이션 관련 학계에서 활동했던 경력 뿐입니다. 행정 경험조차 없는 위원장이 영진위의 현안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영화계 안팎에서도 이번 인사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영화감독협회와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는 지난 24일 김 교수의 영진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불공정 거래관행을 조장하거나 이념적으로 편행된 인사가 영진위원장에 임명되는 것을 결사 반대한다"고 말한거죠. 특히 한국영화감독협회 정진우 이사장은 "영화현장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비중 없는 인물들이 영진위원장을 하겠다는 것은 영화계를 얕잡아보는 처사"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오마이뉴스] 영진위원장에 애니메이션교수 유력?).


신임 영진위원장이 한 신문과 인터뷰 했던 오늘자 기사를 봤는데요([한국경제] 한국영화 글로벌화 최대역점...중국과 합작프로젝트 구상). 영진위에서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을 되풀이 해서 말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아직 전체적인 그림도 서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각론은 더욱 취약하겠죠. 영화계의 우려와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갈지, 영화계의 산적한 숙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벌써부터 염려가 됩니다.




▲ 사진출처 : Variety.com


우리나라 세번째 규모의 멀티플렉스인 메가박스가 중국 투자사에 매각된다는 소식입니다. 국내 언론은 이미 24일에 매각 소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7일(미국 현지시간)에는 [Variety]가 홍콩 현지보도를 인용하며 보도했습니다. 다만 메가박스 1대 주주인 맥쿼리 펀드와 메가박스 측에서는 [Variety]의 사실확인 요청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매각협상에 대한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게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배경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메가박스의 1대 주주는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맥쿼리 펀드입니다. 2대 주주는 중앙일보 계열사인 제이콘텐트리(JContentree)로 46.31%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맥쿼리 펀드는 지난 24일 중국 투자사인 오리엔트 스타 캐피털(Oriental Star Capital) 컨소시엄과 회사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제이콘텐트리는 맥쿼리펀드 지분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습니다. 30일 안에 이를 행사하면 메가박스 지분을 100% 확보할 수 있는 거죠.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맥쿼리펀드는 제이콘텐트리 지분까지 함께 중국 측에 매각하는 공동 매각권을 행사해 100% 지분을 넘기게 됩니다.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를 완전히 인수하거나, 매각하고 시세차익을 남기거나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매각했다고 보기는 힘든 겁니다. 몇몇 한국 언론에서는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 인수에 들어갔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앞으로 한 달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지난 포스팅(열려라 헐리우드, 알리바바의 공격적인 투자가 시작된다? 2014.10.29)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중국 자본의 한국 영화시장 진출은 양날의 칼이라고 생각합니다. 메가박스 인수를 발판 삼아 한국 영화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한국 영화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발전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시장의 질적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난 독립영화 등 작은 영화들이 상영관이 없어 개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는 거죠. 게다가 인수자인 중국 오리엔탈 스타 캐피털이 과연 한국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계속해 나갈지, 먹튀 자본일지 그 성격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런 불확실성들이 한국 영화산업과 영화시장을 뒤덮는 황사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 참고 : [Variety] Chinese Investor Buying Korea’s Megabox Cinema Chain, Say Reports





지난 12월 2일, 영화발전기금 징수 연장안을 담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영화발전기금은 어떻게 되나? 2014.08.08)에서 다룰 때만 해도 상황이 녹록치 않았었는데 말이지요. 4개월만에 내년도 예산안의 부수법안으로 처리됐습니다. 


개정안의 내용을 보면, ①2021년까지 부담금 연장, ②부과금 수납에 대한 위탁 수수료를 영세한 영화관 사업자에게 지원, ③지역 영화 향유권 향상을 위한 지원, ④법률 시행일을 2015년 1월 1일로 하는 부칙조항 개정 등입니다. 부담금을 연장하면서 향후 6년간 영화발전기금의 수입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됐습니다. 또한 3% 범위 내에서 위탁 수수료를 지원함으로써 영세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지역 영화 향유권을 향상하기 위해 지역 영화상영관 지원, 원활한 영화배급, 공공 상영 및 영상문화교육시설 구측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내년 1월 1일부터 개정안을 곧바로 시행하게 했습니다. 원래 부칙조항에는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하게 돼 있었는데, 이렇게 할 경우 6개월 동안 기금 수입의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때문에 계속 징수할 수 있도록 부칙조항을 개정한 것입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기금의 운영계획입니다. 순수한 영화관련 사업비는 2014년보다 줄어든 채 통과됐습니다. 500억이 채 안 됩니다. 과연 이 500억도 안 되는 예산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예정인지, 사업에 문제는 없는지 등등을 다음 포스팅에서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3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디즈니, 비아콤, 타임워너, 파라마운트, 소니, 21세기폭스, 컴캐스트 등 할리우드 스튜디오 관계자와 잇따라 회동을 가질 계획”이라며 “할리우드 영화와 TV드라마를 중국에 배급하기 위한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알리바바의 할리우드 투자배경에는, 지난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되면서 기업공개로 조달한 26조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건 실탄이고, 총구의 방향을 결정한 건 마윈 회장이 “향후 10년간 의료ㆍ건강산업과 문화오락 산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이미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미 알리바바는 올해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4월에는 디지털 미디어 광고회사인 [와수]의 지분 20%를 매입했고, 5월에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업체인 [요우쿠]의 지분 16.5%를 인수했습니다. 6월에는 영화·TV드라마 제작업체인 [차이나 비전]의 지분 60%를 매입했고, 아예 이름도 알리바바 픽처스 그룹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정말 지치지도 않고 긁어모았습니다. 


그리고 블룸버그의 기사 역시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Variety]는 28일 단독보도를 통해, 알리바바와 소니 픽쳐스가 공동투자 영화를 제작하는 사안을 놓고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Variety, "Alibaba, Sony Pictures In Co-Financing Talks (EXCLUSIVE)"). 물론 아직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마윈 회장도 소니 픽쳐스 외에 다른 투자제작사들을 만나기로 일정이 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사 내용에서 오랫동안 중국 시장을 개척해왔던 소니 픽쳐스의 중국지사장이 마 회장과의 미팅에 나온 것으로 보아, 할리우드가 제작한 영화, 드라마에 대한 중국 내 배급을 독점하기 위한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이는 앞으로 다른 투자제작사와의 미팅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철될 사안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기업의 공격적 투자가 할리우드만 노리는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방한한 중국 기업의 고위인사가 한국 멀티플렉스를 모조리 인수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현재 진행 중인 메가박스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씨네21 976호, "Editorial: 신에게는 아직..."). [씨네21]의 편집자 역시 글로 썼지만, 중국 기업의 투자는 양날의 칼입니다. 언제 어떻게 나를 벨 지 모르는 칼이 한국영화계를 쥐락펴락하는 날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영화계가 생존하기 위해선 콘텐츠 개발과 인적 자원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질적 성장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상물(영화, 방송, 비디오 등)에 관한 등급을 심의하는 기관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입니다. 영등위는 아래 그림처럼 각각의 등급분류기구로 나뉩니다. 



등급을 분류하는 절차에 대해 쉽게 말하면, 소위에서 전문위원의 도움을 받아 심의하면 위원회 9인이 최종심의하는 형식입니다. 그렇게 심의를 통과한 영상물은 그에 맞는 등급과 내용정보표시를 받습니다. 영상물의 등급은 아래 그림과 같이 나뉩니다. 

이 외에도 제한상영가와 제한관람가라는 등급이 있습니다. 제한상영가는 "선정성, 폭력성, 사회적행위 등의 표현이 과도하여 인간의 보편적 존엄,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정서를 현저하게 해 할 우려가 있어 상영 및 광고, 선전에 있어 일정한 제한이 필요"한 영화입니다. 제한상영가 영화는 '제한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제한관람가는 "선정성, 폭력성, 사회적 행위 등의 표현이 과도하여 인간의 보편적 존엄,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정서를 현저하게 해 할 우려가 있어 시청, 제공, 유통에 있어 일정한 제한이 필요"한 비디오물을 말합니다. 제한관람가 비디오물은 제한관람가 비디오물 소극장에서 시청, 제공만 가능합니다. 판매, 유통은 안 됩니다.


영상물 내용정보기술제도는 영화, 비디오물 등의 내용에 포함된 선정성, 폭력성, 대사의 저속성 등의 정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추가 제공함으로써 해당 영상물에 대해 보다 정확한 이해를 통해 영상물 관람, 선택을 용이토록 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7개의 정보로 나뉘며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5단계로 표시됩니다.

이러한 등급과 내용정보는 영상물의 윤리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등위는 때론 볼 권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소모적인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보편적 존엄', '국민정서',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같은 추상적인 표현을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해 등급을 매기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외국에서 예술성 있는 작품이라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법률에 쓰인 추상적 표현들을 위원회가 자의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예술'을 '외설'로 결론 짓는 행위가 반복됩니다. 그렇다면 외국은 영상물등급제도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추후 주요국의 영상물 등급제도를 지속적으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이해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영등위가 공개배포한 '등급분류 및 내용정보' 리플렛을 첨부합니다. 


● 영상물 관람의 올바른 선택, 등급분류 및 내용정보 

영상등급위원회_리플렛.pdf





이달에 영화진흥위원회는 '2014년 상반기 미국영화산업 결산'이라는 제목으로 [해외통신원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미국영화 또한 한국영화 시장과 마찬가지로 상반기에는 침체를 겪었습니다. 보고서는 침체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로 불황을 겪었는지, 그리고 하반기에는 어떻게 전망하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흥행수입, 미국 내 한국영화 개봉현황, 부가시장, 정책변화, 하반기 전망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 2014년 상반기 미국 내 흥행성적 1위를 기록한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스틸컷


● 박스오피스 분석

▶ 상반기 흥행수입은 총 64억 4,402만달러, 티켓수(관객수) 7억 9,021만장임.

▶ 상반기 박스오피스 1위는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로 2억 5,932만달러의 수입을 올림. 흥행순위 10위 내 8편이 부모동반시 관람가 또는 13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임. 흥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함.

▶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에 침체가 심했음.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흥행수입이 20% 이상 급감함. 적은 수의 블록버스터가 배급됐고 성적도 예년에 못 미침. 

▶ 여름에 개봉한 블록버스터 중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만이 1억달러 수입을 올림. 해외 특히 중국에서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로 인기를 모음. 아이맥스, 3D, 리얼D 등 다양한 형태로 상영된 것이 중국 흥행을 이끈 요소로 꼽힘.


   ▲ 2014년 상반기 개봉한 여름 블록버스터 중 유일하게 1억달러 수입을 기록한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스틸컷


● 박스오피스 침체 원인 

▶ 여름 성수기에 1억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하지 않음.

▶ '특별했던' 2013년을 일반적인 성적으로 삼아 올해의 박스오피스와 단순비교 할 수 없음. 

▶ 독립기념일이 금요일이었다는 점. 금요일에 개봉하는 영화는 다른 주말에 개봉하는 영화에 비해 주목받지 못함.

▶ 상반기 영화들은 개봉 2주차에 들면서 관객수가 50% 이상 감소하는 이른바 '2주차 슬럼프'에 모두 빠짐.


● 미국 내 한국영화 개봉현황

▶ 주목을 많이 받았던 한국영화인 <설국열차>가 6월 27일에 미국 전역에 개봉함. 관객의 반응에 따라 개봉관을 늘려가는 플랫폼 릴리즈(Platform Release 또는 Roll-out Release) 방식을 선택함.

▶ 영화는 7월 현재까지 345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함. 이는 <설국열차>의 전세계 흥행수입 8,525만 달러 중 4.1%를 차지함. 

▶ <설국열차>는 개봉 2주차만에 디지털 플랫폼에서 배급함. 이러한 온라인 개봉전략으로 개봉과 동시에 아이튠즈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1위를 기록했고, 7월 첫주 온라인 흥행수입은 110만 달러를 기록함. 이러한 마케팅은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임.

▶ <넛잡 : 땅콩 도둑들>, <러브 차일드> 등은 올초에 미국에서 개봉했으며, 최근에는 <명량 : 회오리 바다>가 개봉했음.


   ▲ 올해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설국열차> 스틸컷


● 주목할만한 정책변화

▶ LA 시장이 캘리포니아 주의 영화 세금공제 혜택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함. 

▶ 국내외 정부들의 적극적인 세금공제 정책으로 인해, LA는 현재 영화촬영 및 영화관련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임. 시장의 조치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

▶ 세제혜택 확대는 2017년부터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임.


  ▲ 하반기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터스텔라> 스틸컷


● 하반기 전망

▶ <씬시티 2>, <인터스텔라>, <헝거게임 : 모킹제이 part 1>, <호빗 : 배틀 오브 파이브 아미> 등 블록버스터들이 하반기 개봉예정임.  그러나 연말 시상식 등에 어울리는 드라마 장르가 많이 개봉할 예정.

▶ 하반기도 작년 동기와 대비해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됨. 

▶ 오히려 2015년을 기대하고 있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편>,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 <분노의 질주 7>, <미션임파서블 5>, <007 제임스 본드 24편>, <스타워즈 에피소드 VII> 등 굵직한 시리즈 영화들이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임.



● 첨부 : 영화진흥위원회 [2014년 상반기 미국영화산업 결산]

미국_2014년 상반기 결산.pdf




                 ▲ 사진출처 : 씨네 21


영화발전기금이 사라질 상황을 맞았습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부칙(법률 8280호) 제2조에 따르면, 영화발전기금의 유효기간은 2014년 12월 31일까지이기 때문입니다. 기한을 2021년까지 연장하도록 하는 법률개정안(김세연의원 발의, 2월 6일)이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습니다. 그러나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개정안도 수정이 필요합니다. 부칙조항을 보면, 공포 후 6개월이 경과된 뒤에 시행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올 초에 통과됐다면 이 조항은 문제 없었지만, 8월 현재까지 상임위 논의도 안 됐기 때문에 언제 통과될지 모릅니다. 통과되더라도 기금이 없어지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법률이 시행됩니다. 따라서 부칙조항은 논의과정에서 '즉시 시행'으로 수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발전기금은 기존의 스크린쿼터가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되면서 마련됐습니다. 2006년 1월26일 스크린쿼터 축소를 공식 발표한 다음날 정부는 한국영화 발전 대책 중 하나로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정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후 2007년부터 현재까지 햇수로 8년여 간 지속돼왔습니다. 


법률에 따르면 영화발전기금은 ① 정부의 출연금, ② 개인이나 법인의 기부금품, ③ 영화입장권 부과금 3%, ④ 기금운용 수익금,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익금 등으로 마련됩니다. 기금은 영화입장료 중 3%만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우리가 지니고 있는 오해입니다. 기금에서 3%를 가져가지 않으면 그만큼 영화티켓값이 내릴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차피 제작사나 배급사나 상영관이나 돈 버는 기업일 뿐, 관객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3%를 통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져 한국영화가 풍성해지는 일이 더 가치있을 겁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기금이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사업은 '다양성영화전문 투자조합 출자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간단히 말해, 독창적이고 실험적이지만 제작비가 모자라 만들지 못하는 '작은 영화'들에 투자하는 일입니다. 기금의 유효기간이 끝나고 더 이상 연장되지 않을 경우, 이 사업은 사라지게 됩니다. 소위 '다양성 영화'라고 불리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등이 만들기 어려워집니다. 그렇게 다양성이 사라진 한국영화계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살아남은 '큰 영화'들의 전쟁터일 뿐입니다. 


이런 결과를 모르지 않을텐데도 정부 측은 미온적인 입장입니다. "국가의 영화계 지원 축소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정부 예산 지원은 정부의 국정 철학과 관련한 문제라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씨네 21 '정부, 영화계에 등 돌리나' 2014.07.25). 더구나 문체부와 영진위가 현재 논의하고 있는 [2015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서는 영화전문 투자조합 출자사업이 공제조합출자사업으로 변경되어 있습니다(씨네 21, '투자 안 해요, 대출하세요' 2014.08.04). 영화발전기금에서 발을 빼거나, 기금이 운용되더라도 현재와 같은 투자방식은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 같습니다(이 사안에 대해서는 추후에 상세히 포스팅하겠습니다).


이번 정부의 국정기조 중에는 '문화융성'이 있습니다. 정부가 생각하는 문화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단순한 수사는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20세기 폭스사가 한국에 테마파크를 건설하기 위해서 경상남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합니다. 폭스 컨슈머 프로덕트가 빌리지 로드쇼를 운영 파트너로 해, 진해에 세계적인 테마파크 및 리조트를 개발하게 됩니다. 위치는 창원시 진해구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 내 웅동지구입니다. 


빌리지 로드쇼는 테마파크의 기획, 디자인, 개발과 운영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20세기 폭스사는 영화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아이스 에이지>, <혹성탈출> 등을 배경으로 한 테마파크를 지난 12월부터 말레이시아에 건설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말레이시아와 같은 수준의 테마파크가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테마파크는 2018년 개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양해각서 체결 정도라 첫삽을 뜨기까지는 앞으로 타당성 조사나 사업 기본구상 용역 등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 참고 : 폭스, 진해에 대규모 영화테마파크 조성한다.(경향신문 7월 16일자 보도)




7월 8일, 영화진흥위원회[2014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전체 극장관객수는 작년에 비해 줄었는데, 매출액은 증가함.

- 영화관람료 인상과 3D, 4D 영화의 관람객 및 매출액이 는 것이 원인임.

- IPTV 등 디지털 온라인 시장을 통한 영화상영 편수가 증가하면서 매출도 상승


2. 상반기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실적

- 관객점유율 : 한국영화 43.1%, 외국영화 56.9%

- 영화 국적별 점유율 : 헐리우드 영화 51.5%(직배 36.9% + 수입 14.6%), 한국영화 43.1%, 그 외 국가 5.4%

- 관객 300만 이상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수상한 그녀>, <역린>, <끝까지 간다> 등 3편임. 개봉 전의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가 많았기 때문임.

- 흥행 10위 내에 포함된 외국영화들은 100% 헐리우드 제작영화이자 <겨울왕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SF 및 액션 블록버스터임.


3. 다양성 영화

- 다양성 영화부문에서도 미국영화가 강세를 나타냄. 흥행 상위 10편 중 미국영화는 5편(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녀, 아메리칸 허슬, 인사이드 르윈, 페이스 오브 러브)으로 다양성 영화 전체 관객수의 41.2%를 차지함.


▶ 그 외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디지털 온라인 시장(IPTV, 디지털 케이블, VOD 등)이 약진이었습니다. 상반기에만 497편이 개봉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03편이 증가한 것이라고 합니다. 외국영화도 전년 동기 대비 78편이 증가한 403편이 디지털 온라인으로 개봉했습니다. 특히 유럽, 일본영화는 극장수익보다 많다고 합니다. 국내외 영화할 것 없이 개봉관을 찾지 못하거나, 전국 에서 확보한 스크린 수가 100개 미만인 영화들이 디지털 온라인 시장으로 몰리면서 발생한 변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낳은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외 상위 10개 배급사가 유통망을 쥐고 스크린을 독점하는 구조에 있다고 봅니다.


● 2014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영화진흥위원회)

2014년_상반기_한국영화산업_결산.pdf



극장을 고르실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하시나요. 집과 가까운 곳? 교통이 편리한 곳? 여러가지 놀이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 아님 직원들이 친절한 곳? 물론 이 모든 게 다 충족돼야 겠죠. 하지만 '극장은 영화를 보기 위한 장소다'라는 기본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바로 상영관 환경이 영화를 보기에 좋으냐는 것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바로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둔 <영화상영관 관람환경 실태조사>를 오늘(7월 1일) 발표했습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에 위치한 총 567개 상영관 중에서 중복된 상영관을 빼고 557개 상영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입니다.


영화산업이나 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 수준에서는 어려운 단어들과 통계 등이 많기 때문에 중요한 것들만 간단히 요약했습니다. 물론 저의 사견도 포함했습니다.


1.  조사결과 주요내용

▶ 스크린 크기

- 전체 상영관의 평균 크기는 55.01(제곱미터)이며, 30~60 미만이 50.2%로 가장 많음. 60~90는 31.7%임.

▶ 스크린 방식

- 탑 방식(스크린의 기울기가 90°를 넘지 않는 것)이 70.8%를 차지함.

- 스크린의 높이가 높아 맨 앞열에서 스크린을 볼 때, 고개를 35° 이상 들고 봐야 함으로 불편을 줄 수 있음.

▶ 영사비율의 일치성

- 스크린에 제작한 영상이 잘리지 않고 온전히 상영되는 것을 말함.

- 상영관의 스크린 방식에 따라 검정 커튼으로 스크린을 가리게 되는 데, 이 때문에 영상이 부분적으로 손실된 채 상영되는 경우가 많음.

▶ 스크린 밝기

- 스크린 밝기 균일도는 평균 68.21%로 위원회가 정한 표준인 75~90%에 미치지 못함. 표준을 지킨 상영관은 10개(2.1%)에 불과했고, 표준 이하는 63.6%에 달했음.

▶ 음향

- 음압재생력 등에서 표준을 지키는 상영관이 많았음.


2. 개선할 것들

▶ 상영관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투자가 필요함.

▶ 영화진흥위원회의 '관람환경 표준화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

▶ 관람객에게 상영관에 대한 품질정보를 제공해야 함.


3. 개인적인 의견

영화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상영관과 스크린, 밝기, 음향 등 영화를 관람하는 순수한 환경에 대해 조사한 점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위원회가 제시한 개선방안은 사업자에게만 책임을 지운다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표준을 따른다면 이상적이겠으나, 투자 대비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기업의 측면에서는 선뜻 나설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해외 상영관의 사례와 정책들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고, 그에 따라 개선할 수 있는 사항들도 많을 것입니다. 다만  관객이 중심이 되는 영화산업과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실태조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보고서 원문을 첨부합니다.


● 참고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상영관 관람환경 실태조사 보고서>

14-01_이슈페이퍼_-영화상영관_관람환경_실태조사_보고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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