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고희를 맞은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지난 9월 6일 폐막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자, 예술로서 영화가 지니는 위치를 확고히 만들어왔던 자신만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화제입니다. 개막에 앞서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이번 영화제를 "깜짝 놀랄만한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었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작년 베니스영화제가 보여줬던 '우리 시대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이 여전히 지배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스틸컷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과거의 유령이 떠도는 도시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다루지만, 영화의 문제의식은 자본주의(돈)에 억눌린 인간의 잠재적인 불안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일부 국내 뉴스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코미디라고 아예 장르를 박아놓고 기사를 썼던데, 과연 이걸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한편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에비에이터>를 비롯한 3편의 영화로 세번의 오스카상을 거머쥔 영화 편집자 텔마 스쿤메이커와 39편의 다큐멘터리와 2편의 장편 극영화를 만들며 다이렉트 시네마의 미학을 실천해온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프레더릭 와이즈먼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 또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영화음악 작곡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에게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자리를 맡겼습니다. (출처: 씨네21) 베니스영화제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트> 스틸컷


공식경쟁부문인 '베네치아 71'에 출품됐던 영화들 중 파티 아킨의 <더 컷>, 아벨 페라라 감독의 <파솔리니>, 개막작이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버드 맨>,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트>, 쓰카모토 신야의 <노비>, 왕 샤오슈아이의 <레드 앰니지어> 등도 호평과 함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중에서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영화는 은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이 '베니스 데이즈'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베니스데이즈'는 이탈리아 영화감독협회와 제작가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행사입니다.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작년은 <뫼비우스> 그리고 올해는 <일대일>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받아 상까지 받았습니다. 이쯤되면 '베니스의 남자'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주요부문 수상작

 

 수상부문

 수상작

감독 / 배우(국적) 

경쟁부문 

 황금사자상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로이 앤더슨(Roy Andersson, 스웨덴)

 은사자상

The Postman's White Nights 

안드레이 콘잘로프스키(Andrei Konchalovsky, 러시아)

 심사위원대상

The Look of Silents 

조슈아 오펜하이머(Joshua Oppenheimer, 미국)

여우주연상

굶주린 마음(Hungry Hearts)

알바 로르와처(Alba Rohrwacher 미국)

남우주연상

굶주린 마음(Hungry Hearts)

 아담 드라이버(Adam Driver, 미국)

심사위원특별상 

시바스(Sivas)

칸 무제시(Kaan Mujdeci, 독일) 

 각본상

테헤란의 낮과 밤(Ghesse Ha) 

 릭샨 바니 에테마드(Rakhshan Bani Etemad, 이란)

오리종티

부문 

미래의 사자상

코트(Court)

차이타이나 탐하네(Chaitanya Tamhane, 인도)

 오리종티 상

 코트(Court)

 차이타이나 탐하네(Chaitanya Tamhane, 인도)

 오리종티 상 - 단편

마리암(Maryam) 

씨디 살러(Sidi Saleh, 인도네시아)

심사위원특별상

 Belluscone. Una Storia Siciliana

프랑코 마레스코(Franco Maresco, 이탈리아) 

감독상

티브(Theeb)

나지 아부 노워(Naji Abu Nowar, 요르단) 

 특별연기자상 

These Are the Rules 

Emir Hadzihafizbegovic, 크로아티아

공로상

명예황금사자상

 

델마 스쿤마커(Thelma Schoonmaker, 미국)

프레데릭 와이즈먼(Frederick Wiseman,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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