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가 지난 25일 폐막했습니다. 올해는 48개국 총 210편(장편 123편, 단편 87편)의 영화가 선보였습니다. 그 중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 장편부문에선 <다크 벨리 The Dark Valley>가 작품상을, <데드 스노우 2 Dead Snow 2 : Red vs Dead>는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그리고 관객상까지 차지했습니다.


       ▲ 작품상 수상작 <다크 벨리> 스틸컷

<다크 벨리>는 오스트리아 감독 안드레아스 프로차스카의 세번째 장편입니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복수극인데요. 서부극이라는 장르를 차용하고 있지만 장르적 재미만 봤을 때는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굳이 서부영화의 요소를 가지고 올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거죠. 암튼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감독은 이 영화로 올해 독일 영화상 베스트 필름 은상도 받았습니다. 


       ▲ 감독상, 남우주연상, 관객상 수상작 <데드 스노우 2> 스틸컷

3개의 상을 받은 <데드 스노우 2>도 PiFan의 화제작이었습니다. 노르웨이 감독인 토미 위르콜라가 만든 시리즈물입니다. 2차 대전 이후 나치 좀비와 연합군 좀비들이 전쟁을 벌인다는 컨셉은 <데드 스노우 1>과 같습니다. 하지만 전작보다 영화의 스케일이 좀 더 커졌고, 그에 따른 재미도 풍부해진 것 같습니다. B급 좀비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요.


개인적으로 주목했었던 프룻 첸 감독의 <미드나잇 애프터 The Midnight After>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수상했는데요. "현대적이고 색다른 느낌의 장르영화로 특히 감독의 철학과 사상의 깊이가 담겨있어 인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네요. 이번 영화제에서는 못 봤는데 개봉을 하게 되면 꼭 봐야 겠습니다.


       ▲ 단편부문 특별상 수상작 <팡이요괴> 스틸컷

단편 경쟁부문에선 한국영화들이 수상작에 올랐습니다. <팡이요괴>, <침입자>, <Something> 등 상상력과 사실성이 버무려진 단편들이 호평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녀괴담>이 유럽판타스틱영화연맹 아시아상을 받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애매모호하게 봤던 영화였습니다. 학교폭력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없었고, 과거 한국 학원공포물을 제대로 답습하지도 못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뭐, 심사하는 분들은 제가 못 본 걸 봤겠죠. 또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선과 악의 근본에 대해서 생각케 한 <방황하는 칼날>이 특별언급상을 받았다는 사실도 주목할만 합니다. 


올해 PiFan은 영화를 보는 수동적인 역할만 했던 관객들을 영화 안팎에서 참여시키는 부대행사들이 많았습니다. 부천전통시장과 연계한 '부천 전통시장 알리기 프로그램'이나, 부천의 캠핑장을 활용한 '우중영화 산책'은 돋보이는 기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PiFan 집행위는 "내년에는 관객이 영화를 수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에도 참여, 영화를 보다 체감하고 느낄 수 있도록 영화제를 준비할 방침(연합뉴스 2014.07.25)"이라고 하니, 올해보다 더 풍부한 부대행사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주요부문 수상내역

 수상부문

수상영화 

감독 및 배우 

 부천초이스 장편

작품상 

 다크 밸리

안드레아스 프로차스카 

감독상 

 데드 스노우 2

토미 위르콜라 

 남우주연상

데드 스노우 2 

 베가 호엘

 여우주연상

 바바 둑

에씨 데이비스 

 심사위원특별상

 미드나잇 애프터

프룻 첸 

 관객상

 데드 스노우 2

토미 위르콜라 

부천초이스 단편 

 대상

 하바나

에두아르드 살리에르 

 심사위원상

 분노의 심판자, 스틸

마이크 모트 

 특별상

 팡이요괴

박천규 

 관객상

침입자 

박근범 

 심사위원특별언급상

 그림자연극 / Something

로렌초 레치오 / 정성락 

 유럽판타스틱영화연맹

 아시아영화상

 소녀괴담

오인천 

 심사위원특별언급상

방황하는 칼날 

이정호 

넷팩상

 우드 잡!

야구치 시노부 

하이엔텍상 

18-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한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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